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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물길 이야기로 되살아나다

외세침략의 현장·분단의 강
민족 수난·분단 비극 생생히
각종 자료로 통일 초석 놓아

 

 

 

조강은 어떤 곳일까?

조강이란 ‘할아버지 강’이라는 말로, 보다 작은 강들의 조상인 ‘어른 강’ 혹은 여러 강들이 이룩한 ‘큰 강’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강이 임진강과 예성강이 합해 흐르다 서해 바다로 들어가는 어름을 이르며 그 범위는 한강의 끝을 어디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좁게는 임진강과 한강이 합하는 파주 서쪽부터 염하(김포반도와 강화도 사이의 해협)가 시작되는 곳까지, 넓게는 거기서 더 나아가 예성강과 합하는 강화군 교동도 부근까지를 가리킨다.

‘조강의 노래’ 저자들은 조강에서 갈라져 나온 염하 역시 조강 수로의 일부이므로 이 권역에 포함해야 한다는 관점을 취한다.

수운에 의지했던 예부터 서울의 해문으로 우리 민족의 문화와 산업 및 교통의 중심지였던 조강 유역. 그런 까닭에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외국 세력과 서양의 문화가 집중적으로 몰려들었다.

책에서는 개항을 강요하는 열강의 침탈에 맞서 싸운 선조들이 이곳에서 흘린 피와 눈물을 섬세하게 묘사해낸다.

저자들은 근대화 과정에서 수운이 쇠퇴한 탓도 있지만 지도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 강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운 것이 한국전쟁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난 1953년 정전협정이 맺어질 당시에는 이곳을 중립 수역으로 설정해 민간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했으나 군사 충돌이 이어지면서 그 연안은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민통선)이 된 것이다.

이후 조강은 휴전선 역할을 대신하는 비운의 강이 되고 말았다.

한편 저자들은 최근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정전협정 때 ‘공동이용 수역’으로 설정된 한강하구의 선박 항행을 위해 공동 수로 조사와 해도 작성을 마치고 올 초에 이를 교환하기까지 했으나 북미관계 악화로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는 현 상황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이러한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에서는 합심해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DMZ 평화인간띠잇기’ 등의 행사를 벌이고 있는데, ‘조강의 노래’ 역시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노력의 산물이다.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충실한 구성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 민족이 겪은 수난과 분단의 비극을 깨닫고, 한반도의 정세를 올바로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지도와 더불어 그림, 사진 및 다양한 부가 자료 등을 삽입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동시에 교육적인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들은 이러한 책을 통해 조강 권역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려 한국의 자주적 발전과 남북통일에 이바지할 것을 전하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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