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3 (토)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족적

/복효근

마을 어귀 시멘트 포장길에
개 발자국 몇 개 깊숙이 찍혀 있다

개는 덜 마른 시멘트 반죽 위를
무심코 지나갔겠으나 오래도록

‘개새끼’ 소리에 귀가 가려웠겠다

선승이나 개나 발자국 함부로 남길 일 아니다

-복효근, 계간 『시와소금』 테마詩‘발’

 

 

 

 

참 쉽고 명쾌한 시다. 그러면서도 단박에 웃음이 터져 나오게 하는 위트 있는 시다. 어쩌다 개는 밟지 말아야 할 곳을 밟았는가. 찍지 말아야 할 발자국을 몇 개씩이나 깊숙이 찍어 놓았는가. 물론 개는 개이기에 장소 구분이 없다. 들어갈 곳과 들어가지 말아야 곳의 분별력이 없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동물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님을 이 시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우리의 행동이란 이렇듯 중요하다. 어느 위치에 있건 그와는 상관없이, 누구든 행하는 그 일말의 일들로 남게 되는 발자국,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그것은 항상 조심해야 할 나만의 처신이자 오래도록 남아있을 자취다. 하여 이 시는 쉽고 짧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전하는, 묵중한 울림이 있는 시다. /서정임 시인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