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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엔 무엇을 선물했을까?

 

 

 

선물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해왔다.

특히 물자가 부족했던 근대 이전 사회에서 선물은 일상을 보완하는 하나의 경제방식이었기에 음식과 온갖 문구류, 의복과 가축 등 생활에서 소용되는 수많은 물건이 선물로 사용됐으며, 또한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뜻을 전하는 매개이기도 했다.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술잔과 도검, 선비가 벗에게 보내는 종이와 벼루, 죽음을 앞두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남기는 재산 분배록인 분재기, 머나먼 타국으로 떠나며 새롭게 만날 사람에게 전할 요량으로 챙긴 청심환과 부채 등의 선물은 시대와 상황, 문화에 따라 품목과 의미가 달라졌다.

그래서 선물에는 주고받는 사람 사이의 정서적 특별함과 사회적 상징이 담겨 있다.

‘선물의 문화사’는 임금부터 사대부, 민초에 이르기까지 조선 시대 사람들의 생활을 지탱하고 인간사를 풍요롭게 이끈 19가지 선물을 담았다.

상대에게 소용될 것 같아서, 지금 시절에 좋은 물건이 생겼기에, 격려나 위로 등 특별한 뜻을 담아 보내온 선물은 시대를 들여다보는 좋은 창이자 인간사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이다.

이러한 물건들은 대부분 경제적 틈새를 메우는 것임은 물론 그 시대에 꼽히는 유행 아이템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근대 이전 선조들의 선물은 일종의 경제방식이었다.

물자가 부족했던 때에 사람들은 선물을 통해 일상을 채웠으며 어려운 처지의 주변을 도왔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조선의 선물 문화를 ‘선물경제’라 명명하기도 한다.

또한 선물은 문화권이나 시대, 그것을 주고받는 맥락 등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며, 주고받는 사람 사이에 공유되는 ‘의미’가 있어야 그 기능을 제대로 한다.

그중 왕이 신하들에게 앵무배를 하사했을 때는 이 술잔에 술을 마시면서 한껏 즐기라는 풍류 넘치는 당부가 들어있다.

책은 하나의 물건을 누군가에게 보냈을 때 그 시대 문화와 상황, 주고받은 사람 사이의 일들을 고아하게 소개한다.

그러면서 단순히 물건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을 넘어 시대와 인물을 가늠하고 그들이 나눈 뜨끈한 마음과 뜻을 그려보도록 이끌고 있다.

또한 책은 풍속화와 산수화, 고문서 자료, 실물 사진 등으로 ‘선물’을 다채롭게 꾸며 정선, 신윤복 등 잘 알려진 명사들의 작품은 물론 유숙, 전기 등 생소한 작가들의 작품들도 소개한다.

특히 한시에 조예 깊은 저자가 아름답게 번역한 한시와 간찰(편지) 등은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앵무배와 율곡벼루 등의 실물 도판도 담아 선조들이 나눈 선물의 면모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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