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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문학상 권위

2016년,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우리 문단을 흥분시킨 적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최고의 문학상을 받았다고 해서다. 그 한 해 대한민국은 ‘한강’신드롬에 빠졌다. 이런 것들이 가능 했던 것은 맨부커상이 갖는 권위 때문이었다.

맨부커상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다. 1968년부터 매년 영국 연방내에서 출판된 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상을 주었는데 2005년부터는 영어번역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맨부커인터내셔널 상을 함께 시상하고 있다. 한강은 이 상을 수상한 것이다.

1903년부터 단 한 차례도 시상을 거른적이 없는 프랑스 콩쿠르상도 권위면에서 세계 3대 문학상에 속한다. 그해 상상력이 가장 풍부한 산문 작품에게 수여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색적이 것은 상금이다. 단 10유로(한화 1만3천원)여서다. 최초 상을 시상할 때 재능있는 신인 작가에게 두 번 책을 쓸수 있도록 50프랑의 상금이 주어졌는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

권위 면에서 많이 퇴색되기도 했지만, 노벨 문학상은 여전히 세계 3대 문학상 중 최고로 친다. 맨부커와 콩쿠르상과 달리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특정 작품이 아닌 작가의 작품세계를 기준으로 평가 해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만큼 수상과 얽힌 많은 일화가 있다. 그중 1964년 ‘작가가 받는 모든 상이 독자들에게 억압으로 작용 한다’는 이유로 수상을 거부한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의 얘기는 지금도 회자 된다.

출판시장 세계 10위라는 우리나라에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 이상(李箱)·동인(東仁)·황순원 문학상이 그것이다.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나름 권위가 있어 많은 작가들의 화수분 역할을 했다. 그런데 최근 이상 문학상 수상자들이 수상을 거부 했다. 작품 선정을 결정한 출판사가 ‘현대판 노비문서’ 작성을 강요하며 작가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해서다. 권위를 뒤로 한 채 소정의 상금과 상장을 수여하고 해당 작품의 출판권을 소유하려는 얄팍한 상술. 문학상 선정의 문제가 아닌 수상 구조의 문제가 권위마저 해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