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생명이 사람의 생명입니다. / 콩을 심을 땐 세 알씩 넣는거야 / 그 중 하나는 새가 먹고/ 하나는 벌레가 먹고 / 한 알은 사람이 먹지 / 새와 벌레는 막 먹어치우지만 / 사람은 곱절로 늘려서 이렇게 / 나누어 먹는거야.” 이상원의 시 ‘나누어 먹는 세상’이다. 밀 수확이 끝나는 이 맘 때가 콩 심는 시기다. 콩은 크게 두가지로, 하나는 밥을 지을 때 쌀 밑에 놓는 밥밑콩과 된장이나 간장을 담을 때 쓰는 메주콩인데 밥밑콩은 메주콩보다 조금 일찍 심는다. 콩은 비교적 잘 자라는 작물인데다 해충 피해가 심하지 않아 농약을 많이 뿌리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콩은 여는 작물과 달리 통풍이 잘 돼야 하기 때문에 밀식을 피해야 한다. 문제는 이상원 시인의 말마따나 세 알의 콩을 적당한 깊이의 땅속에 넣고 나면 한 보름쯤 뒤에 새싹이 돋아나는데 이 기간이 콩으로서는 수난기인 것이다. 콩을 넣기가 무섭게 집 비둘기와 산 비둘기가 날아와 땅속의 콩알을 파 먹는다. 요행으로 한 두 알이 남으면 싹을 틔우지만 몽땅 파 먹으면 그 해 콩 농사는 망치고 만다. 이 때가 1차 수난기인 것이다. 용케 새싹을 틔웠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이번에는 비둘기 대신 까치가 날아와 파란 새 싹을 모조리 뽑아 버린다. 까치는 새 싹을 먹지 않으면서 심통만 부리는 것이다. 이것이 2차 수난기다. 까치는 길조라 하기도 하고, 벌레를 잡아 먹기 때문에 익조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까치는 익조가 아니라 해조다. 그래서 죽은 김일성은 일찍이 까치 소탕령을 내린 적이 있었다. 농민들도 앉아 당할 수는 없어서, 요새는 콩 모를 내서 이식하고 있다.
비둘기와 까치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먹거리 다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니, 도리가 없다. 나눠 먹을 만큼의 콩 풍년을 기대한다.
이창식/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