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이해찬 총리 후보 지명이란 뉴스는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총리 하면 으레 60대 중반으로 산전 수전 다겪은 통한의 상징, 다급한 경제를 살릴 인물을 떠올린 사람들에겐 충격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의 요구를 들여다보면 이해찬 총리 카드는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 후보는 운동권 출신의 첫 지명자다. 운동의 핵심은 개혁이고, 개혁의 힘이 총리 자리에 오르는 순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총리 자리에 대한 제 1요구는 부패와 무능의 청산이다. 이 후보의 행정부 경험을 지켜본 사람들은 이 후보는 부패의 적이었고, 무능의 원수였다고 말한다. 조직 장악력도 뛰어났다고 한다.
무패와 타협하는 건 불리고, 무능을 눈감아 주는 건 직무유기다. 그런 의미에서 이 후보는 이를 청산하는 데 적절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후보의 소신이 너무 강해 적이 많고, 그래서 통합의 총리로 부적절하다는 얘기도 있다.
이 후보는 나이에 비해 경력이 풍부하다. 교육부 장관과 서울 부시장 시절을 돌이켜 보면서 자신의 소신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니었고, 작은 정책이라도 간단한 게 없었다고 한다.
돌파가 최선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선택은 신중하고, 개혁은 안정을 동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이 정도면 과거 이해찬에 비해 많이 성숙해 졌다고 할 수 있다.
이 시대 총리의 제 1조건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데 있다. 의사가 수술칼로 환자의 꼶은 부분을 치료하 듯 정부의 썩은 부분을 확실히 도려낼 수 있는 담력도 있어야 한다.
이 뿐아니라 야당과의 대화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 후보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게 정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총리는 모름지기 개혁의 열망도 크고, 귀도 크게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후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