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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멈춘 닥터헬기

‘닥터헬기’가 뜨면 영국 사람들은 “병원 응급실을 길에 내보낸다(emergency room to the roadside)”라고 표현한다. 의사가 직접 현장으로 나가게 만드는 장치라는 의미다. 일본에선 ‘날개 달린 응급실’이라 부른다. 일반 구급차와도 엄격히 구분한다. 닥터헬기는 의사가 타고 출동한다는 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닥터헬기를 우리나라에 도입 하게된 계기는 2011년이다. 그해 1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석해균 선장이 불의의 총상을 입었다. 정부는 석 선장을 구하고자 총상 환자 수술 경험이 있는 아주대 이국종 교수를 현지로 급파했다. 당시 5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끝낸 이 교수가 정부에 요구한 다급한 호소는 지금도 회자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에어 앰뷸런스(응급의료 전용기) 비용? 내 돈이라도 내겠다. 이대로 두면 사망한다.” 결국 정부가 움직여 입체작전을 펼쳐 ‘아덴만의 기적’을 만들었다.

이후 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에어 앰뷸런스’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아주대병원에서 ‘중증외상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관내 기관들과 협력해 응급상황 발생 시 의료진이 소방헬기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당시 이 교수를 비롯한 의사들이 헬기를 이용해 중상 환자를 살려내는 사례가 계속 알려지면서 ‘닥터헬기’의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2011년 9월 전남(목포한국병원), 인천(가천대길병원)에 국내 최초의 닥터헬기 2대가 배치됐다. 이후 강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경북(안동병원), 충남(단국대병원), 전북(원광대병원)에 배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정작 이교수가 소속된 아주대병원엔 8년이 지난 지난해 9월 닥터헬기가 배치가 됐다. 늦었지만 경기도 닥터헬기는 국내 첫 24시간 운항 등으로 많은 응급환자를 살렸다.

이런 닥터헬기가 한 달 넘게 뜨지 못하고 있다. 외상센터 의료진 인력 충원을 놓고 복지부와 경기도, 아주대 병원측의 갈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혹시 생길지도 모를 중증 외상 환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사회가 뒤숭숭한데 말이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