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모교를 두고 떠나온 동문들이 6.15공동선언 4주년을 기념해 모교 100년사를 발간했다.
함흥영생여고 동문회(회장 이정호)는 15일 수원 영생고에서 '함흥영생여고 100년사' 출판식을 가졌다.
이 책은 한국전쟁으로 폐교한 함경남도 함흥 영생여고의 동문들이 모교를 기리고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지난 2년간 제작한 것으로, 1903년 개교부터 오늘날 후신인 수원영생고에 이르기까지의 학교 역사를 생생히 담아내고 있다.
'그리운 그곳 함흥', '향수를 모아 이룩한 발돋움', '그리움의 결실', '보고싶은 사람들' 등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은 처음 학교로 사용된 초가집, 3.1 만세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정창신 2회 졸업생의 친필 옥중일기, 학교교사와 동문이 활동했던 조선어학회 등과 관련된 사진과 글을 싣고 있다.
이정호(76.여) 동문회장은 "모교의 후신인 영생고를 남한에 건립하고 100년사를 출판하게 돼 한없이 기쁘다"며 "다만, 동문회 발족에 참여했던 600여명 가운데 400여명이 저세상으로 떠나 이 기쁨을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함흥 영생여고는 관북지방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으로 한국전쟁 당시 남한으로 내려온 동문 600여명은 56년 동문회를 결성, 금반지를 팔아가며 모은 기금으로 67년 교실 3개짜리 함영(함흥영생)고등공민학교를 서울에 세운 데 이어 지난 90년에는 수원 장안구에 영생고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