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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의 이름이 다양한것운 변덕스러움과 무관치 않다. 솔솔 부는 ‘실바람’, 보드랍고 화창한 ‘명지바람’, 하늘거리는 ‘미풍’ 등등 듣기만 해도 정겹다. 또 꽃을 시샘한다 해서 붙여진 ‘꽃샘바람’과 옷깃을 여미게 하는 ‘살바람’은 아주 매섭다. 논밭을 회오리처럼 가르는 ‘소소리바람’이나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샛바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봄바람에 여우가 눈물 흘린다”는 말도 생겼다.

“바람아/ 봄에 부는 바람아/ 산에/ 들에/ 불고 가는 바람아/ (중략) 잔디풀에도 불고/ 하늘에도 불고/ 바다에도 분다” 김소월의 시 ‘봄바람’처럼 지금 전국에 봄바람이 분다. 그리고 부는 봄 바람 속에 꽃들은 여전히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 했다. 매화도 그중 하나다. 꽃 색깔에 따라 백매(白梅)·청매(靑梅)·홍매(紅梅)로 나뉘는 매화는 채도나 꽃받침 색이 만들어낸 이미지에 따라 청매(靑梅), 녹매(綠梅), 흑매(黑梅) 등으로 세분화된다. 옛 사람들은 이중 홍매보다 백매가, 겹꽃보다 홑꽃이 격조 있고 백매 중에는 녹매가 최상이라고 했다.

요즘 지리산 자락이 온통 매화로 뒤덮였다. 고려 말 세도가 원정공 하즙이 심었다는 원정매(元正梅), 조선시대 강희안과 조식이 각각 심은 정당매(政堂梅)·남명매(南冥梅) 등 ‘산청삼매’가 연륜을 자랑하고 있어서다. 거기에 구례 쪽 화엄사 화엄매와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古佛梅), ‘꽃절’로 불리는 선암사의 매향도 합세, 남도는 그야말로 매화 천지다. 광양 섬진강변 매화마을은 더하다. 일대가 홍백 경연을 펼치듯 온통 꽃 잔치다.

그래서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관광객 뿐만이 아니다.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고 한 시인 김용택의 ‘봄날’이란 시처럼 주변의 선남선녀와 농부들의 마음까지 홀린다.

하지만 올해는 전국의 ‘꽃 대궐’을 장식한 매화가 눈물을 흘리는 형국이다. 찾는 이가 줄고, 상춘객을 부르는 축제 마저 줄줄이 취소되는 바람에 그렇다. 하기야 이 환란의 시기 눈물 흘리는게 어디 매화 뿐이겠는가. 요즘 부는 ‘살바람’이 유난히 차게 느껴진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