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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공무원의 승진

한몸에 머리가 둘인 동물이 있었다. 이리저리 맛있는 열매를 먹기 위해 돌아다니던 중 왼쪽 머리가 졸립다며 잠시 잠을 청했는데 맛있는 과일을 발견한 오른쪽 머리는 혼자서 따먹었다. 잠에서 깬 왼쪽머리는 오른쪽 머리의 입가에 과일을 먹은 흔적을 발견했고 왜 깨우지 않고 혼자서 맛있는 것을 먹었느냐고 짜증을 냈다. 이후 어느날 왼쪽머리가 독초를 발견했다. 오른쪽 머리를 골려주겠다는 생각으로 마구마구 독풀을 먹었고 결국 “두 머리 한 몸 동물”은 죽고 말았다.

선거에서 상대후보가 없으면 선거운동을 못하는 후보가 있다. 후보등록을 하고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입에 올리는 말은 상대후보 험담이다. 올바른 후보자라면 자신의 선거공약이나 살아온 과정을 설명하면서 꼭 당선되어야 할 이유를 유권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프로권투 경기 15라운드를 마치고 링위를 뛰어다니는 선수를 본 해설위원이 말한다. 지금 링 위를 뛰어다니면 심판들이 좋은 점수를 줄 것 같지만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지금은 의자에 앉아서 쉬어야 한다고. 실제로 심판들은 채점표를 정리하느라 뛰어다니는 선수를 볼 여유가 없을 것이다.

공무원들이 인사철에 인사운동을 하는 시절이 있었다. 21대 국회의원이신 박수영 전 경기도 행정1부지사님은 “자신의 인사는 본인이 한다”고 말했다. 업무능력으로 실력을 입증하라는 말이다. 본인 입으로 어느 부서팀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浩然之氣(호연지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요직에 발탁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지방공무원 인사일 것이다.

두 머리 동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양보와 협업이 필요하고 선거에서 이기려면 신뢰와 기품이 있어야 하며 권투 경기는 15라운드에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인사철이다. 공무원의 승진의 길은 다양하다. 공직자의 승진은 최고의 아름다움이다. 苦盡甘來(고진감래), 大器晩成(대기만성), 事必歸正(사필귀정), 切磋琢磨(절차탁마). 하지만 더러는 雨後竹筍(우후죽순)은 어렵고 더러 가끔은 刮目相對(괄목상대)하면서 漁父之利(어부지리)하다.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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