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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주차장의 지름길

오산시청 2층에서 주차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경계석과 함께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나뭇가지에 흰 나비가 잡혀있는 형상이 보였다. 민원인인듯 젊은 여성이 주차를 하고 지름길로 걸어오다가 나뭇가지에 흰색 원피스가 걸린 것이다. 왼쪽을 빼내면 오른쪽 옷의 올이 나뭇가지에 걸리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주변의 다른 여성들이 달려가서 동시에 나뭇가지에 걸린 옷을 풀어내어 어렵게 탈출하여 부리나케 사무실 계단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주차장에도 지름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계과장님과 의논하여 주차장에서 청사 양쪽 문으로 들어오는 지름길을 냈다. 주차면 2개씩 4개에 흰색 횡단보도선을 칠하고 경계석과 함께 문제의 그 조경수를 부분 이식했다. 정 급하면 잠시잠깐은 그 통행로에 주차를 해도 된다. 3차로 길에서 중앙차로는 아침저녁으로 교통량에 맞춰서 가변차로로 정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아마도 청사 주차장을 설계한 분들은 종이위에서 멋지고 아름다운 조경과 폼나는 주차선 배치를 하였을 것이지만 실제 크기의 시물레이션은 하지 못했나보다. 드넓은 모래밭에가서 실물크기의 주차장을 만들고 가장 먼 자리에서 걸어 청사로 들어가 보는 테스트를 하였다면 민원인과 공무원들에게 공항 출국장, 입국장의 ㄹ자 형태의 진입로처럼 입장하도록 주차장을 설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주차장을 지나 아파트 사이에는 메타세콰이어길이 있어서 점심시간과 저녁에 힐링의 산책을 할 수 있는 오솔길이 있다. 며칠만에 다시 가보니 길 가운데에 가로등이 설치되었다. 알루미늄기둥이 떡하니 길 한가운데를 차지했다. 가로등은 밤길을 밝히는 것이 주기능이다. 가로등 기둥을 길가에 세우고 전등을 길 한가운데로 하면 좋았을 것이다. 밤낮으로 가로등 기둥이 힐링의 길을 불편하게 막고 있다. 


주차장 지름길 공사를 마친 후 회계과장님은 11년동안 바라보았고 실제로 이용했는데 주차장 동선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공직자들이 고객의 시선으로 행정을 바라보아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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