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포천교육지원청은 경기미래학교 모델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학교급 간 통합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학교급 간 통합교육과정은 학생·교사·학부모의 요구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초·중학교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운영하는 교육과정으로, 관내 인근 소규모 학교들이 교육공동체(물어고개 너머 교육공동체, 마당바위 한솥밥 교육공동체, 비단 너울 교육공동체)를 구성해 포천의 아이들이 더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눈길을 끄는 점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이 학교들이 급식 거점교를 중심으로 모이기도 해 공동급식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공동체를 운영하기 전만 해도 이러한 공동급식은 불편함을 야기했다.
체육대회, 체험학습 등 학교 행사 일정이 달라 급식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생각한 공동급식 학교들은 함께 모여 학사일정과 교육과정을 고민했고, 이를 바탕으로 마을과 함께하는 체육대회, 음악회, 축제 등 다양한 학교 행사들을 열기 시작했다.
그렇게 물어고개 너머 교육공동체(삼성중·외북초·포천삼정초·창수초)가 가장 먼저 지역 공동교육과정을 시작했다.
2016년 혁신학교 2년차인 삼성중학교가 인근 외북초등학교, 포천삼정초등학교, 창수초등학교에 교육공동체를 제안한 이후 2017년 교사 컨퍼런스 운영을 통해 추진 동력을 확보한 데 이어 정기적인 교장단·부장단 협의회로 4개 학교가 협업하는 공동교육과정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또 2018년 4월에는 물어고개 소속 교사, 포천 관내 교사 및 교육청, 인근 지역의 교사들까지 함께한 물어고개 교사 컨퍼런스에서 지역 교육공동체 운영의 의미와 운영의 방향을 모색했고, ‘물어고개 마을 큰 잔치’, ‘작은 음악회’, ‘물어고개 엄마, 아빠, 아이들아 함께 놀자’, ‘공동교육활동 발표회’는 물론,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계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해 공동체 의식을 고양했다.
그리고 2019년에는 매주 20여 명의 교사들이 만나 삶을 나누는 소모임, 물어고개 부장 교사들의 확대 협의회를 운영해 양적 확대와 질적 성장을 도모했으며, 2020년에는 물어고개 너머 교육공동체의 활동방향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활동을 공동 기획해 공동체의 교육적 역량을 성장시키고자 노력했다.
물어고개 너머 교육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교사는 “4개 학교가 머리를 맞대며 학생 중심의 다양한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교육 활동의 결과물에 시선을 두기보다는 그 기획에서부터 평가까지의 일련의 과정 하나하나가 교육공동체들의 역량을 모으고 강화하는 기회가 되어야만 그 지속성과 발전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당바위 한솥밥 교육공동체에는 이동중, 이동초, 운담초, 도평초, 포천노곡초가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마을 이름인 ‘장암리’를 뜻하는 ‘마당바위’ 속 지역공동체로서 꿈을 함께 만들어가고 실천할 수 있도록 공감과 연대를 통해 교육생태계 플랫폼 확장을 위한 역할을 수행중이다.
2018년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교사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소통을 통해 공동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와 참여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학년별 교사 모임, 학교장 모임, 행정실장 모임 등 다양한 교육공동체의 모임을 지원하며 합동 워크숍을 운영했고, 6학년 공동 체험학습과 3학년 지역 탐방 합동체험학습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공동교육과정 운영에 공감하는 교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참여가 더욱 활발해지고 공동교육과정과 학급교육과정의 연계도 폭넓게 진행됐다. 학년의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운영했을 뿐 아니라 스포츠 체험활동, 합동 체육교과 운영, 연말 합동 바자회, 어머니회 활동 지원 등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場)을 열었다.
올해에는 문화예술교육과 소프트웨어 교육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소규모 농어촌 학교여서 인근 문화시설과 체험시설이 부족하지만 문화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가 높고, 다양한 문화 교육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교육 역시 학생 및 학부모의 관심이 높지만 교육 수요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해 공동교육과정 속에서 실행되길 바라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이에 마당바위 한솥밥 교육공동체는 찾아가는 포천 문화예술 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잇다’의 재즈 여행과 포천 반월 오페라단의 ‘디저트와 함께 하는 음악여행’을 진행해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높이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문화예술 교실 문화를 만들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3~6학년 학생들을 위한 블록코딩(엔트리) 및 피지컬 코딩 수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대비, SW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충족하고 학생들의 역량과 창의성을 키운다.
마당바위 한솥밥 교육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는 교사는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힘든 순간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아이들이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이들에게 긍정의 효과를 전할 수만 있다면 공동교육과정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0학년도에 포천지역 공동교육과정을 처음으로 운영하게 되는 비단 너울 교육공동체는 아름다운 주금산과 무동산에 위치한 내촌초등학교, 내촌중학교가 지역민과의 연대를 통해 지역의 교육적 역량을 집중한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교육 주체들의 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의 교육 여건 개선을 도모하고 마을 교육공동체로의 발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비단 너울 교육과정은 비단같이 아름답고 행복한 학교, 춤추는 아이같이 모두가 즐거운 학교, ‘너울’과 같이 마을에 펴져 나가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내촌초·내촌중의 공동교육과정의 일환이자 내촌혁신교육지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마을과 함께 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줌(ZOOM)을 활용한 온라인 회의 등을 진행해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소통이 계속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올해에는 총 3회에 걸쳐 내촌초·내촌중 교사 컨퍼런스를 운영하여 공동교육과정의 운영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먼저 사제동행 문화체험활동과 스포츠 문화활동, 공동 영어캠프 활동 등을 통해 초·중 교과 연계성 확보 및 기초학력 향상을 지원하고, 11월로 예정돼 있는 비단 너울 진로박람회와 내촌교육문화센터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의식을 함양하고 찾아오는 로컬에듀를 실현한다.
뿐만 아니라 내촌초와 내촌중이 함께 기획하는 ‘찾아가는 내촌 음악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음악회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해 지역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이밖에도 내촌교육 발전을 위한 초·중 연합의 학생자치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대토론회와 학생 간담회를 추진하고 비단너울 학생자치회의 연합 캠페인 및 지역봉사활동을 추진하는 한편, 작가와의 만남(사람책과의 만남), 독서 관련 프로그램(주제독서읽기, 독서 골든벨 등),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 하는 내촌 독서캠프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조성한다.
포천교육지원청 심춘보 교육장은 “포천지역 공동교육과정 운영으로 학교가 지역의 중심이 되어 교육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라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마을의 교육 자원을 한데 모아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공동교육과정 운영이 심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같이 공감과 연대를 통한 교육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