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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에서 물구나무 서는 동작을 물구나무 서기라 하고, 다른 말로 곤두서기 운동, 또는 도립(倒立)운동이라고 한다.
이 운동은 몸의 균형과 경첩성(輕捷性), 신경 계통의 단련을 목적으로 한다. 아무튼 인간은 직립(直立)이 바른 자세인데 거꾸로 서니까 정상의 반대인 셈이지만 도립 운동이 신체 단련에 유익하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니까 체험 해보지 않고 서는 가타부타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요즈음 사고(思考)를 거꾸로 하는 경향이 일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신사고(新思考)라고 할 수 있고, 극단적인 표현을 빌리면 물구나무 사고, 또는 역사고(逆思考)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며칠 전 이경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좮혼자 여행은 이따금 까닭 모르는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좯를 받았다. 보다시피 여느 시집의 표제보다 길다. 그래서 호기심을 갖게 하는데 개별 시제(詩題)는 더 길다. ‘대관령에서 황병산으로 가는 능선에 기울어진 채 가지도 한쪽에만 남아있는 나무가’, ‘조금은 어두워서 어울리고 퀴퀴한 지하다방의 어항 속 거북이 한 놈’, ‘샛강 갈대 숲에 노을 번지는 시각 나무 꼭대기에 수리 한 마리 앉아 있다’ 따위가 그 예다. 그러나 막상 시를 읽어 보면 여느 시보다 길지 않고 오히려 짧게 느껴질 만큼 시어(詩語)가 농축되어 있다. 시인은 자서(自序)에 이렇게 적고 있다.
“또 한번 떠나 보낸다. 부끄러운 나의 언어. 내 언어가 누구에게로 가든 좀더 지독한 사랑이기를 바라고 이왕이면 처절한 행복은 아니기를.(중략) 또한 유약한 내 언어가 빈곤한 정신이 판치는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를. 비가 내린다. 부처님하고 술 한잔 하기 딱 좋은 날이다.” 시인은 물구나무 사고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창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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