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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한국전쟁 70주년 '낯선 전쟁'으로 기념해요

한국전쟁 70주년 기획전 개최
‘낯선전쟁’ 통해 전쟁과 재난 속 미술의 역할 고찰

윤범모 관장 “코로나19로 인한 아쉬움…분단국가 재인식”

 

“‘낯선 전쟁’ 전시는 70주년을 맞이한 한국전쟁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 MMCA)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획전 ‘낯선 전쟁’을 개최해 전쟁과 재난 속 미술의 역할을 고찰하고 평화의 비전을 제시한다.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로 대한민국은 1953년 휴전협정 이후 현재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이번 ‘낯선 전쟁’ 전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상처를 극복하고, 전쟁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전 지구적 재난 속에서 미술을 통한 치유와 평화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윤범모 관장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낯선 전쟁’ 간담회에서 “70년 전에는 총소리가 났는데 요즘은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마스크로 상징하게 만들면서 이중으로 고통이 있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내용을 전시장에 가득 채우려고 준비한 이번 전시를 통해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임을 재인식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전시장에서 대중과 직접 만날 수 없다는 물리적 현상이 아쉽다”면서 “일반 피난민의 생활 등 여러 다양한 모습을 담은 종군화가들의 원화를 공개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운송수단이 막히는 바람에 영상으로 대체하게 돼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국가 간 대립, 이념의 상충과 같이 전쟁을 설명하는 거시적 관점의 이면에서 전쟁 한가운데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 3, 4 전시실과 공용공간 멀티프로젝트홀에 꾸며진 ‘낯선 전쟁’ 전은 1부 ‘낯선 전쟁의 기억’, 2부 ‘전쟁과 함께 살다’, 3부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4부 ‘무엇을 할 것인가’로 구성됐다.

 

‘낯선 전쟁’ 전시를 기획한 이수정 학예연구사는 “1953년 일어난 한국전쟁이 70주년을 맞아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하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과 분단, 통일에 대해 세대 간 인식 차이가 커지며 점차 ‘낯선 전쟁’이 돼 가고 있다”라며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나지만 미디어를 통한 간접적 전달에 그칠 뿐이라서 실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낯선 전쟁 Unflattening’에는 전쟁에서 살아남은 개인의 기억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전쟁과 재난 속에서 훼손된 인간의 존엄에 주목한 국내외 작가 50여명의 작품 250여점이 공개된다.

 

1부 전시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김환기 작가의 ‘전차’, ‘부산항’이 걸려있는데 전차와 커다란 배를 가득 채운 수많은 인파가 눈길을 끈다. 또 군인의 삼엄한 경비 속 철 경계선 사이에서 등에 아이를 업고 눈물을 훔치는 여인과 남성을 그린 변월룡 작가의 ‘조선분단의 비극’은 제목 그대로 슬픔이 느껴진다.

 

 

전쟁 세대의 기억 속 한국전쟁을 소환하는 1부 ‘낯선 전쟁의 기억’은 김환기, 우신출 등 종군화가단의 작품과 김성환, 윤중식의 전쟁 시기 드로잉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한국전쟁 참전 군인이었던 호주의 이보르 헬레와 프랭크 노튼의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록화도 디지털 이미지로 만나 볼 수 있다.

 

2부 ‘전쟁과 함께 살다’에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예술학도에서 군인, 포로, 실향민으로 살게된 경험을 그린 이동표 작가와 평생 북한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관찰한 한석경 작가의 ‘시언, 시대의 언어’ 등이 소개된다.

 

전시장 한편에는 한석경 작가가 한국전쟁 실향민인 그의 외할아버지가 평생 수집한 유품을 공개한 자료들이 마련돼 있다.

 

작가의 외할아버지는 당시 비디오카메라를 장만해 북한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촬영하고 녹화했다고 알려졌으며, 이 자료들이 생전에 살았던 작은 컨테이너 하우스를 따라 지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3부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에서는 전쟁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훼손된 가치를 짚어본다.

 

아이 웨이웨이 작가의 ‘난민과 새로운 오디세이’ 작품은 난민들이 처한 삶의 조건인 전쟁과 페허, 여행, 바다를 건너기, 난민 캠프, 시위 등 6가지 모티브를 고대 벽화의 형식으로 나타냈다.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꾸며진 4부에서는 ‘한국을 찾은 난민들에게 한국이 어떤 나랴여야 할까’와 같은 문제를 생각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기에 살포됐던 선전물인 속칭 ‘삐라’도 배포한다. 이는 2020년을 위한 ‘안전 보장 증명서(SAFE CONDUCT PASS)'로 제작됐다.

 

이밖에도 한국전쟁 70주년을 되돌아보기 위해 구성된 전시 연계 상영프로그램 ‘낯선 전쟁: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를 통해 현재 시점에서 한국전쟁이 어떤 ‘낯’으로 기억되고, 흔적을 남기는지 살펴볼 수 있다.

 

오는 7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 필름앤비디오에서 해외, 국내 각 10개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한편 ‘낯선 전쟁’은 25일 오후 4시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개막해 누구나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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