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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세포 치료제로 코로나19·암 잡는 '노보셀바이오'

人SIGHT [코로나19, 희망은 있다] '노보셀바이오' 소진일 대표
암·바이러스 잡는 '특전사' NK세포 배양 기술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통계청이 집계를 시작한 1983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암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의료계는 3세대 치료법 중 하나로 ‘면역세포치료’를 이용한다. 특히 NK(Natural Killer)세포는 배양이 까다롭지만 암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특화된 세포다. 국내서 NK세포 배양 기술을 독자적으로 갖고 있는 ‘(주)노보셀바이오’의 소진일 대표를 만나봤다.

 

Q. 최근 면역세포치료제를 활용한 코로나19 살상력 실험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원래 노보셀바이오는 NK세포라는 자가면역세포를 암 환자 위주로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두는 회사다. 이 NK세포가 체내 암세포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해 사멸시킬 수 있다. 현재는 NK세포를 이용해 국립마산병원 및 서울의대와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를 연구 중이다. 아직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서울의대와 함께 코로나19 살상력 1차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의미 있는 수치가 나왔다. 데이터가 나오는 대로 긴급 임상 준비 중이며 이미 해외 기술수출이 진행 중이다.”

 

Q. 아직 면역세포를 활용한 암 치료는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어떤 장점이 있는가.

 

“항암제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굉장히 많지 않나. 하지만 면역세포치료제는 인간의 면역력을 이용해 안전하고 부작용을 최소화시켜준다. 면역력을 키워 힘을 가질 수 있게 해 주는데, 항암제와 병행할 경우 암세포만 공격하고 나머지는 보호한다. 우리 회사의 면역세포치료제로 폐암세포를 이용한 전체 임상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항암제와 면역세포치료제를 병행했을 때 암세포가 65~70% 가량 감소했고, 단독으로 치료했을 때는 암세포 성장을 30~40%까지 억제시켰다.”

 

면역세포 치료제는 환자에게서 채혈을 통해 NK세포, T세포 등 면역세포를 대량으로 늘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일종의 자가 치료제다. 시장조사 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NK세포를 포함한 세포치료제 시장 규모가 연평균 20%씩 성장할 것으로 봤으며, 2020년 약 1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Q. 면역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많은데, 노보셀바이오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나.

 

“면역세포는 T세포와 NK세포로 나뉜다. T세포는 배양하기 쉽지만 암뿐만 아니라 세균, 박테리아, 기생충 등 모든 것들에 반응한다. 워낙 역할이 많다 보니 암세포만 죽이려 할 경우 기능적 측면에서 뒤쳐진다. 반면 NK세포는 배양이 어렵지만 암세포·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세포에만 작동하다 보니 힘이 세다. 일종의 특전사라고 해야 할까.

 

노보셀바이오는 NK세포 배양에 있어 타 회사에서 따라올 수 없는 탁월한 기술력이 있다. 암세포 10억개를 사멸시키기 위해서는 NK세포 50억개가 필요한데, 워낙 예민한 세포라서 특별한 기술이 아니면 다량으로 배양하고 활성화되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NK세포를 20억개 이상 98.5%까지 배양시킬 수 있고 세포 활성 측면에서도 역시 배양 전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 기술력에 굉장히 감탄하고는 한다."

 

 

Q.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할 때 가장 큰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 세포치료제 허가를 받으려면 질병의 종류별로 임상실험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처럼 작은 기업이 이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일본, 호주 등 다른 나라는 임상실험 없이 안전성만 입증되면 면역세포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절박한 암환자들은 면역세포치료를 얻기 위해 해외 등으로 나간다. 국내서 개발한 면역세포치료를 받으러 해외까지 나가는 셈이다. 우리도 지난 2018년 일본 후쿠오카 암 치료 클리닉과 MOU를 맺고 세포배양 치료를 해 왔다. 한때 충청북도에서 의료특구를 지정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한차례 실패했고, 다시 추진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포치료제에 약사법을 적용해 임상실험을 거쳐야 치료제를 판매한다. 반면 일본은 2014년 재생의료법을 시행하면서 복잡한 허가 없이 세포치료제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Q. 국내에서 면역세포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없나.

 

“현재 우리나라 암 표준치료법이 항암제·방사선 치료·수술 세 가지로 나뉜다. 최근 나온 면역세포 치료는 제도권에 포함되지 않고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없기에 의사들도 함부로 권유하긴 어렵다. 일종의 개인 맞춤 치료제이고 소규모로 제작하기에 검사·제조비용이 많이 들어 가격도 비싸다.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수출길이 막혀 있지만 해외서도 우리 기술에 관심이 많다. 기술 수출을 통해 치료제를 대량으로 만든다면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Q.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많은데,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에 좋은 기술을 가진 바이오 기업들이 많은데 마음 놓고 실험할 수 있는 장소도, 자금도 없다. 세포치료제나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시 규제와 행정조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분한 설비투자와 유연하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노보셀바이오의 임원들과 대표는 타 회사와 차별화된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10년 동안 NK세포 치료제 한 길을 묵묵히 걸어온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다방면으로 길을 찾고, 코로나19라는 천재지변 같은 상황에도 발 빠르게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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