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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무거운 삶의 터널 속에서

 

요즈음 어디를 가나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는 말과 함께 낙이 없다는 말을 듣게 된다. 많은 사람이 마음 붙일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방송도 그 소식에 그 소리다. 1980년대 중반에는 ‘땡전뉴스’ 라는 말이 돌았다. 뉴스 시간만 되면 ‘땡’하고 전00 대통령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땡코 뉴스’라고 할 만큼 코로나에 대한 소식이 톱뉴스가 되었다. 그리고 귀 막고 눈 가리고 싶은 사건뿐이다. 체육계에서는 마음에 안 든다고 선수를 두들겨 패는 것이 관행이 되어 자살하는 선수가 있고, 지역 최고위직 공무원들이 여비서와의 성추행으로 인한 비극적 사건들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런가 하면 어린 자식을 가방 속에서 질식사 하게 해놓고도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 부모도 있다. 세상 중심에는 자본 제일주의로서 돈이 신(神)의 자리에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돈과 출세만을 좆아 가는가 싶어 살맛이 시들어간다. 


얼마 전에는 ‘햄버거병’이라고 하여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 신경이 피로해져 있는데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환자가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면서 먹거리 공포 심리로 이중고를 겪었다. 햄버거병은 미국에서 처음 보고된 병으로 오염된 고기가 잘 익혀지지 않았을 때 주로 발생하고 살균되지 않은 유제품이나 오염된 채소를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러한 병이 어린이 집에서 발생하여 신장 투석하는 아이까지 나타나 어린 손자 손녀들이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이럴 때는 무식하다 해도 좋으니 누군가의 멱살머리를 잡고 좀 따져보고 싶다. 


이때도 질병관리본부 공무원인 정은경 본부장은 침착하게 감염예방에 따른 설명과 주의사항을 자세히 전해주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껏 그의 근무 태도를 보면서 아! 저분은 공무원으로서의 자세가 공직자보다 훨씬 앞서가는 봉직자(奉職者)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보니 그는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예방의학 박사 학위를 마친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그를 보면서 의사의 길, 정치가의 길, 법을 다루는 고위층의 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 무거운 짐을 안고 삶의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염성 빠른 질병과 싸우며 여름철 폭염과 함께 각종 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공포 속에서 시달리고 있다. 시인들은 슬픈 시를 쓰다 펜을 놓고 가을의 센치한 시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많은 사람이 잃어버리고도 잃어버린 줄 모르고 살아가는 것 중 하나가 있으니 그것은 물질보다 권세보다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사람으로서의 마음 씀이 어떠한가를 생각해 볼 때이다, 그동안 잘 나가던 경제인과 정치인 그리고 법관들이 돈이 없고 권세가 부족하여 100년을 못 넘기고 사라져간 것은 아니지 않는가. 사람으로서의 사람다운 생각, 인성을 길러주는 교육을 더욱 깊이 있게 성찰해볼 때다. 


지금 우리들은 무거운 삶의 터널 끝이 언제일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터널의 끝이 결코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겨울이 깊었으니 봄이 멀지 않았다’는 시에 걸맞는 코로나19의 터널 끝에 서는 날, 고 박정희 대통령도 좋아했다는 송대관의 노래 ‘쨍하고 해뜰 날 돌아온단다’라는 노래를 많은 분들과 함께 불러 볼 날이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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