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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코로나19와 독버섯 언론의 ‘역습’

 

요즘 신문과 방송을 보노라면 이재명 경기도지사 무죄판결과 징벌적 과세, 그린벨트 해제  등 온통 이분법적 사회이슈의 홍수시대를 맞고 있는 듯하다.


가뜩이나 내년말까지 지속되리라 예견되는 ‘위드(with) 코로나’ 상황으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와중에 그야말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뒤숭숭한 뉴스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심리적(?) 거리두기가 오히려 더 불편할 지경이다.


심지어 일부 언론들의 경우 우리사회에 오랫동안 자리잡아온 전통 윤리마저 저버린 채 금도(禁道)를 넘어선 편향적 보도로 민의를 또다시 흩트리는가 하면 숱한 가짜뉴스와 유언비어로 계속 꼬리를 물게 하면서 끊임없는 시비(是非)를 양산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한국사회에 큰 족적을 남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백선엽 장군의 죽음에 대한 보도행태는 마치 조선시대의 부관참시(剖棺斬屍)를 보는 듯한 섬뜩함을 지울수가 없다.


조선시대 왕권에 맞서다가 혹은 당파싸움으로 무참히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던 수많은 대역죄인(?)들도 세월이 흐르고 나면 다시 그의 죽음이 재평가되면서 신원(伸?)을 풀게 되거나 만고의 충신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굳이 과거 역사를 돌이켜보지 않더라도 불과 수십 년 전 군부독재 시절때 서슬 퍼런 절대권력 앞에 분연히 항거하다 목숨을 잃었던 수많은 민주투사들도 시대가 바뀌면 의사(義士) 혹은 애국지사로 반전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함도 역시 불문가지이다.


이처럼 죽은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당시 시대적 상황과 가치만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단견(短見)과 한계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공과(功過)를 지닌 특정인의 죽음을 놓고 왈가왈부하거나 섣부르게 정죄(定罪)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분히 다음 세대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순리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성숙한 언론들이 사자(死者)의 무덤에 풀이 채 나기도전에 파렴치하게 ‘고인의 넋’을 물고 뜯으면서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작금의 몰인정한 작태는 어쩌면 이해타산에 고질화된 ‘언론의 불치병’ 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제4부(府)’로 지칭되면서 ‘사회의 목탁’이자 권력의 감시자로서의 기본적 책무를 부여받았던 언론이 존재의 이유를 망각한 채 돈과 권력 앞에 비겁하게 굴종하면서 선정적이고 무책임한 릴레이식 보도행태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음은 실로 부끄러운 민낯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무분별한 언론들의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 부풀리기는 또다시 제2 가짜뉴스와 제3의 유언비어를 생산하는 근원이 되면서 마치 코로나19와 같은 무서운 전파력으로 우리사회를 빠르게 감염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갖는다.


실제로 언론은 많은 사람과의 폭넓은 연결망을 기반으로 우리사회 각 분야의 현장 목소리는 물론 중요한 정보나 유행, 사상 등을 구석구석까지 신속 정확하게 전달하는 중간 메신저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그 역할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런 맥락에서 일찍이 중국 고전에서 모름지기 말과 글을 나타냄에 있어서 군자가 유의해야할 세 가지 기준, 즉 ‘언론3표’(言論三標)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첫째 ‘근’(根)이라 하여 지금의 백성들이 느끼고 말하는 바를 보탬없이 전할 것이요, 둘째 ‘원’(原)이라 하여 예전에 비슷한 일들이 생겼을 때 어떻게 행하였는지를 조용히 되돌아보는 것이요, 셋째 ‘용’(用)이라 하여 이 같은 말과 글들이 표현되었을 때 과연 상대방 혹은 세상에 어떤 유익함이나 피해가 있는지를 곰곰이 살피라는 것이다. 


오로지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고 상대방 흠집 내기에 혈안이 돼있는 소모적 여야 정치인들보다 이들의 행보와 궤를 같이하면서 정파적 이익을 챙기려는 ‘기생언론’(寄生言論)들의 모습에서 ‘언론3표’는 커녕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이나 배려심조차 찾아볼 수 없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금 우리사회와 국민들은 좀처럼 그 기세가 꺾이지 않는 ‘코로나19’의 역습보다 오히려 시도 때도 없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바퀴벌레 같은 유언비어와 온갖 독설로 ‘시체팔이’에 여념이 없는 ‘독버섯 언론’으로부터의 철저한 방역이 더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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