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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계 빚 세계 최고수준…재산세 폭탄 ‘괜찮나’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하는 가계 빚이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등장했다. 국제금융협회(IIF) 최근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가계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97.9%에 달해 39개 주요 국가 중에 가장 높다. 7월에 부과된 재산세는 서울시가 작년보다 14.6% 늘었고, 경기도도 전년보다 10.6% 증가했다. 일부에서는 조세 저항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가계 빚이 폭증하는 상황에 재산세마저 급등하는 일은 정말 괜찮은 걸까.


IIF의 ‘세계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올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39개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상승 폭도 문제다. 우리나라 가계 부채 비율은 지난해 1분기(92.1%)보다 5.8%포인트 높아져 홍콩(9%포인트)과 중국(6.4%포인트) 다음으로 상승폭이 컸다. 1년 전과 견준 상승 폭은 7.4%포인트로 칠레(12.5%포인트), 싱가포르(11.8%포인트), 홍콩(8.1%포인트)에 이어 네 번째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주택 재산세가 세 부담 상한(130%)까지 오른 가구는 총 57만6천294곳으로 집계됐다. 2017년(4만541가구)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보유세가 급증하는 시대를 맞아 직장인들 사이에는 일명 ‘재산세 적금’이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서울 시내 곳곳에서 임대료 급등과 전세 주택매물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주인들이 월세를 대폭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일이 이쯤 되고 보니 시중에는 집을 사지도, 팔지도, 살지도, 증여하지도 말라는 정부의 겹겹 압박정책으로 인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무주택 국민만 등허리가 휘게 생겼다는 비명이 등장하는 판이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는 경찰 추산 500명의 시민이 모여 정부의 수요억제 일변도의 부동산규제 강화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신발 던지기’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 문제로 성난 민심을 잠재울 방법은 청년층이 집을 장만하기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효과적인 공급정책밖에 없어 보인다. ‘못하게 하는’ 정책보다는 필요한 국민이 ‘할 수 있게’ 만드는 정책이 좋은 정책이다. 주택 때문이든 생활비 때문이든 하필이면 빚 고통이 깊어지는 시점에 터진 세금 폭탄은 견디기 힘든 시련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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