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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해 조기 파시(波市) 부활을 기대한다

  • 등록 2020.07.31 06:32:09
  • 인천 1면

인천수산자원연구소가 29일 옹진군 연평도 해역에 어린 참조기 31만 마리를 방류했다. 서해의 참조기 자원을 회복하고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한 것으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13년에 사라져 가는 참조기 자원 회복을 위해 22만8천 마리 우량 참조기 치어를 연평도와 인천 연안에 방류한 이후 지난해까지 총 198만 마리를 자체 생산해 방류해 왔다. 이번에 바다에 풀어 놓은 참조기는 길이가 5cm 넘는 우량종자들로써 전염성 검사를 통해 건강한 종자로 판정된 것들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에서 분양받아 인천수산자원연구소와 영흥화력본부 냉각수활용 양식장에서 약 70일간 사육했다.

 

어린 참조기 방류사업의 성과는 금방 나타났다. 옹진수협에 따르면 2012년 1톤 미만이었던 조기 어획량이 2019년에는 약 50톤으로 증가했다. 7년 사이에 무려 59배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옛 전성기에 비하면 극히 적은 양이다. 연평도 조기 어획량은 1946년에 2만2천500톤이나 됐다. 이에 따라 연평도에서는 파시(波市·바다 위 생선시장)가 열렸다. 연평도 조기파시는 흑산도, 위도와 함께 전국 3대 조기파시 중 으뜸이었다고 한다.

 

전성기 5~6월 봄철이면 연평도 인근에 수 천 척의 배들이 몰려들어 성시를 이뤘다. 조기 파시가 열리면 연평도엔 돈이 넘쳤다. “사흘만 벌면 1년을 먹고 산다” “보릿고개지만 연평도에서는 개도 쌀밥을 먹는다”는 말이 생겼을 정도였다. 조기를 가득 실은 배들이 들어오면 현장에서 판매가 이뤄졌고 선원과 어선을 위한 음식점, 수리공장, 생필품 판매가게, 술집 등 수백 개의 가게가 생겼으며 임시 우체국까지 설치될 정도로 흥청거렸다고 한다.

 

그러나 1960년대 조기의 어획량이 1만t으로 급감하면서 연평도 파시는 사라졌다. 조기가 사라지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유자망·기선저인망 어구를 갖춘 대형 동력선들의 마구잡이 남획과 해안가의 산업 오·폐수 및 환경오염으로 인해 먹이가 부족하게 됐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또 지구 온난화로 인한 조류 변화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조기는 1969년부터 전혀 잡히지 않았다.

 

연평도 등 파시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추적한 책 ‘조기의 한국사’는 “조기가 수많은 구전설화와 민간 신앙의 소재가 되고 역사적 문헌에도 다른 물고기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주 언급”된다고 설명했다. 참조기 방류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연평도에 다시 파시가 형성되는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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