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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룡 경찰, ‘중립성·역량’ 불안 해소책 내놔야

  • 등록 2020.08.02 13:03:03
  • 17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가 국가정보원과 검찰·경찰 등 권력기관의 권한을 대폭 조정하는 권력기관 개편안을 내놓았다. 개혁안은 검찰의 수사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경찰의 역할과 권한을 크게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문자 그대로 ‘공룡 수사기관’으로 탈바꿈될 경찰을 바라보는 시각은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중립성 담보를 위한 제대로 된 장치도 안 보이고, 역량에 대한 의심도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검사의 1차 직접수사 개시 범위는 부패·경제·공직자 등 6대 범죄로 축소된다. 공직자 수사의 경우도 5급 이하는 경찰이, 3급 이상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맡게 돼 검찰은 사실상 4급만 수사하게 된다.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도 폐지된다. 축소된 권한들은 모두 경찰로 이관된다. 수사 개시 및 종결권을 갖게 되는 경찰은 명실공히 수사·정보·보안업무를 총망라하는 슈퍼 수사기관이 된다는 얘기다.

 

진작부터 전문가들의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단일 규모의 최대 조직(약 12만 명)인 거대 경찰조직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단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마땅한 통제장치가 없는 권력기관이 확장되는 것은 치명적인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노파심인 것이다.

 

신평 변호사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경찰까지 거론했다. 그는 옛날 “‘순사’라는 말만 들어도 아이들은 울음을 그쳤다”면서 “반성적 고려에서 검찰이 경찰을 통제하는 현재의 형사 사법체제가 등장했다”고 상기했다. 경찰이 잘못된 처사를 할 때 이것을 통제할 수 있는 방도가 현실적으로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경찰청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정치인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는 구조 속에서 과거의 ‘정치검찰’ 못지않은 ‘정치경찰’의 폐해가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중립이 요원하리라는 예측인 셈이다.

 

국가정보원의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고,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기로 한 것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현재 경찰의 대공사건 수사에 대한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지는데도, 60년간 정보와 인력을 축적해온 국정원에서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기는 게 무슨 실익이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고양이 피하려다가 범 만난다’는 옛말이 있다. 어설픈 정부·여당의 권력기관 개편안에는 섬세하면서도 강력한 보완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실험적 정책이 빚어낼 국민 피해를 깊숙이 헤아려야 한다. 국민의 삶을 방자한 사법기관 사냥개들의 먹이가 되도록 함부로 내던져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