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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矛盾(모순)

 

어느 장터에서 장사꾼이 장사를 시작했다. 이 창으로 뚫지 못할 방패가 없다. 잠시 후에 둥근 방패를 들고 나왔다. 이 방패로 막지 못할 무기가 없다. 창이든 칼이든 다 막아내는 튼튼한 방패라는 것이다. 그러자 구경꾼 중 한 명이 그럼 세상에 뚫지 못할 것이 없는 이 창으로 세상에서 막지 못할, 도저히 뚫을 수 없는 방패와 겨뤄보면 어떠하겠는가 제안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다. 듣고 보니 말하고 보니 참으로 모순된 일이기 때문이다. 矛盾(모순)이다. 矛(창모)盾(방패순). 어처구니가 없다. 

 

1811년 홍경래의 난 때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하였기 때문에 연좌제의 의해 집안이 망했다. 당시 6세였던 김익순의 손자 김병연은 황해도 곡산으로 피신하여 숨어 지냈다. 후에 사면을 받고 과거에 응시하여 조부의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답을 적어 급제하였다. 그러나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벼슬을 버리고 20세 무렵부터 방랑생활을 시작하였고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 생각하고 항상 큰 삿갓을 쓰고 다녀 김삿갓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공무원이 일을 열심히 해야할 부서가 있고 적절하게 근무할 부서가 있는 것 같다. 기획부서, 예산부서, 복지부서, 요즘같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보건부서는 열심히 일해야 한다. 반면 주정차 단속공무원들이 새벽 2~3시까지 골목길을 다니면서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다면 그 결과는 어떠할까.

 

지하철 파업내용이 준법운행이란다. 밤새워 일하고 새벽에 퇴근하였다가 오전 9시반에 출근하는데 총무팀에서 지각이라고 이름을 적는다. 옛날 이야기다. 저녁에 술먹다가 돈이 떨어져서 사무실 수첩속의 비상금 챙기러 왔다가 그제서야 퇴근하시는 국장님이 들어오셨다. 열심히 일하네! 승진했다. 모순중의 모순이다. 하지만 국장에게는 그 시각까지 야근하는 부지런한 공무원이니 승진시켰다. 늘 열심히 일하다 그날만 일찍 나간 직원이 다음번 인사를 기다리는 것도 모순이다.

 

어쩌면 공직이든 기업이든 단체이든 어느 조직에서나 모순은 존재한다. 모순된 상황을 조정하여 연착륙시키는 세심한 관리기술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