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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투 피해자’ 공격, 몰지각한 2차 가해 엄벌 필요

  • 등록 2020.08.04 06:00:00
  • 17면

비서에 대한 성추행 및 성희롱 의혹을 받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관련한 경찰 수사가 벽에 부닥쳤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돌아본 우리 사회 ‘미투 피해자’들의 현실은 2차 가해 등 고통이 깊어지고 있으나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몰지각한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 대책과 함께 ‘미투 운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진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청의 비협조까지 겹쳐 경찰의 진상조사가 가로막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비위 의혹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피해자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박 전 시장 사건 진상조사가 공소권 여부와 상관없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여론이 60%를 넘어서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그 사이 피해자 A씨에 대한 2차 가해는 거듭되고 있다.

 

프리랜서 방송인 박지희 씨는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피해자 A씨를 향해 “4년 동안 그러면 대체 뭐를 하다가 이제 와서…”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YTN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이동형 작가도 자신의 유튜브에서 “피고소인(박원순)은 인생이 끝이 났는데 숨어서 뭐 하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팟캐스트 방송에서 안희정 전 지사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 씨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웹사이트의 2차 가해는 더 심각하다. 경찰에 고소된 ‘클리앙’·‘이토랜드’·‘FM코리아’·‘디씨인사이드’ 등의 글들은 “한번 만진 게 큰 죄냐”는 등 입에 담기조차 힘들 수준이다.

 

서울여성노동자회(서울여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 내 성희롱 문제로 상담받은 이들의 절반(49.1%)이 피해 사실 공론화 과정에서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고 답했다. 2차 피해 경험 중에는 ‘집단 따돌림, 폭행·폭언 등’이 39.4%로 가장 많았고, ‘파면, 해임, 해고 등’도 23.4%에 달했다. 잔인한 2차 가해가 ‘미투 운동’을 강력히 제어하고 있다는 얘기다.

 

성범죄 피해자들이 집단 따돌림과 함께 무차별적인 2차 가해를 당하는 데도 아무 대책이 없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국가사회가 아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범죄 의혹의 철저한 진상규명은 우리 사회의 ‘미투 운동’ 앞날을 결정짓는 변수로 작동할 것이다. 왜곡된 가치관으로 피해자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흉기들부터 모조리 엄벌로 제거돼야 한다. “당신들 여동생이나 부인이 당했다고 해도 그따위 막말 지껄일 거냐”는 인터넷 댓글에 무한공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