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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허파에 아파트 짓겠다고?"…주택공급발표에 과천시 반발

김종천 시장 "강남 집값 잡으려는 난개발… AI·바이오 클러스터 지어야"
시민단체들 "우리가 서울 뒷바라지 도시냐…시민들과 철회운동 진행할 것"

 

정부가 4일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의 하나로 정부과천청사 주변에 정부가 보유한 유휴부지를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자 과천시와 시민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가 공공 재건축 제도를 도입하고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등 신규부지 발굴 및 확장을 통해 수도권에 총 12만2천가구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태릉골프장 외 정부과천청사 주변 유휴부지에도 4천가구의 주택을 지어 최대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발표가 나오자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를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려고 구상하고 있던 과천시는 즉각 반발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어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청사 유휴부지에 4천호의 대규모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시민과 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일"이라며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서 정부과천청사와 청사 유휴부지 제외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부과천청사 맞은편에 있는 유휴부지는 정부 소유의 땅으로, 8만9천㎡ 부지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 운동장,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그는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발상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과천을 주택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자, 개발해서는 안 되는 곳을 개발하는 '난개발'"이라고 지적하면서 "해당 부지는 한국형 뉴딜 정책의 핵심인 AI·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과천시는 지난해 11월 정부과천청사 부지와 유휴부지에 시의 성장동력 사업을 위한 기관·연구소 등이 입주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과 해당 부지 관리권을 시에 위임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과천시민과 시민사회단체도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공급 반대목소리를 냈다.

 

과천지역 기관·사회단체 회장으로 구성된 '과천회'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과천발전을 위해 청사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할 때는 정부가 청사 부지여서 안된다며 꿈쩍도 안 하더니, 결국 서울 사람을 위해 주택공급을 하겠다고 한다"며 "과천이 서울 사람이 가진 집값을 안정해주는 '서울 뒷바라지 도시'냐"고 말했다.

 

그는 "과천에 있는 50여개 시민사회단체, 시민들과 연합해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정책이 철회되도록 운동을 벌이겠다. 과천시민들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천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4천세대 주택 공급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과천청사 주변의 A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천은 서울 서초구와 안양과 인접해 있어 부동산 가격 주도권이 없기 때문에 4천세대가 들어온다고 해서 가격 상승과 하락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B부동산업소 대표도 "4천세대 규모로는 주변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며, 과천시민보다는 강남권 아파트 수요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데 그 좋은 땅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차라리 시민을 위한 공공시설이 들어서는 게 낫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는 과천시민이 숨 쉬는 허파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 했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