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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과열의 이면, 공인중개사 괴롭히는 '가두리' 딱지

 

“우리 아파트 시세가 이만큼은 받아야 한다, 그것보다 낮으면 ‘가두리’라고 보는 거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집값을 올리기 위해 일정 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내놓으면 허위매물로 신고하는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5일 경기신문 종합 취재에 따르면 일부 아파트 입주민들은 집값 상승을 위해 집주인의 사정으로 급매물을 내놓거나 실거래가격과 비슷한 매물을 내놓은 중개소도 ‘부동산 가두리’라고 신고하는 행위가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가두리’는 중개소들이 정해진 상한가 이하의 가격에서 중개를 실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활발한 부동산 거래를 유도해 중개수수료를 챙기기 위해서다.

 

경기도 공정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3일 도민 제보와 시군에서 수사 의뢰된 집값 담합과 부정 청약, 불법 전매 등을 수사한 결과 80명을 적발해 53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27명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중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이용한 집값담합은 11명에 달했다. 

 

주요 적발사례를 살펴보면 300여명이 참여하는 온라인 오픈채팅방 ‘A시 지역 실거주자 모임’에서는 12곳의 중개업소가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광고한 정상매물 46건에 대해 반복적으로 허위매물로 신고해 공인중개사의 영업행위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용인시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B씨는 한번 '가두리 부동산'으로 낙인 찍힌 후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집주인이 급한 사정으로 싼 값에 매물을 내놓자, 해당 단지 아파트 주민들이 중개업소 대표와 집주인에게 "팔지 마라"며 반복해서 협박했다는 것이다.

 

B씨는 "부동산 가격은 집주인들이 정하는 거고 각자의 사정이 있으니 싸게 파는 사람도 있는 건데, 본인이 생각한 아파트 시세에 안 맞는다고 주장한다"면서 "네이버부동산에 신고가 들어오면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불려다니느라 힘들다"고 말했다.

 

허위매물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되면 전화 조사, 현장 방문 등을 거쳐 허위매물 여부를 판정한다. 이 과정에서 영세한 중개업자들은 업무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나 단체 채팅방을 보면 다른 동네는 오르는데 우리는 가두리 부동산 때문에 오르지 않는다거나, 집값이 오르지 않는 이유가 혹시 가두리 때문 아니냐면서 허위매물 신고를 독려하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수원시 공인중개사 C씨는 "이제는 다소 뜸해졌는데,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에서 어느 업소는 가두리니까 가지 말라는 식으로 배제하고는 한다"며 "실제로 허위매물을 내거나 집값을 후려친다면 잡아야만 하지만 부동산을 싸게 내놓았다는 이유만으로 신고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상승기에는 집값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허위매물 신고도 증가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는 총 2만5천295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대한 부동산학회 회장 서진형 교수(경인여대)은 "개인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만큼 부동산에는 정가가 없는데 소비자들은 정가 개념을 도입한다"며 "공인중개업소들에게도 가격 담합 행위를 금지하도록 되어 있는데, 실제로 가격 담합인지 판단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