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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 정치인의 공공임대 ‘님비’ 의식 어이없다

  • 등록 2020.08.07 06:00:00
  • 17면

정부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부동산시장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발표한 수도권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 여당 소속 지역구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놓는 어이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 정치를 한다는 소위 ‘진보’ 세력의 님비(NIMBY) 의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지역구 유권자들의 이기적 판단이 틀렸다면 돌을 맞더라도 바로잡아야지 이렇게 휘둘리면 어떻게 하자는 건가.

 

지난달 고용진(노원갑)·김성환(노원병) 의원과 함께 임대주택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민주당 우원식(노은을) 의원은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 계획에 “고밀도 개발”이라며 반대의 뜻을 발표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마포을)은 “임대비율이 47%에 이르는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을 짓느냐”며 반대 글을 올렸고, 경기 과천·의왕의 이소영 의원도 정부과천청사 공간의 주택공급 활용에 반대했다. 이 밖에 김종천 과천시장,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 유동근 마포구청장 등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도 자기 지역을 공공주택 대상지에서 빼달라고 요구했다.

 

공공임대주택은 서민들에게 싼값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주거불안을 해소하는 유용한 정책이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무주택자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공공임대주택 정책 모델 ‘기본주택’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정부가 내놓은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공급 대책은 이번 주택공급 정책의 핵심이자, 민주당의 당론이다. 어렵사리 신규 택지 대상지 17군데를 찾아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자는 정부 시책에 앞장서야 할 여당 정치인들이 반기를 들고 나서서 정책에 혼선을 주고 힘을 빼는 건 결코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

 

공공임대주택을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과밀개발’과 ‘난개발’ 우려에 부분적으로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기 지역에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것을 싫어하는 천박한 ‘님비’의식과 아주 관련이 없는 것도 아닌 것으로 읽힌다. 차제에 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부정적 인식부터 걷어내야 한다. 임대주택 수준의 업그레이드도 함께 필요하다.

 

‘집’에 대한 개념을 ‘재산증식 수단’이 아닌 ‘거주공간’ 개념으로 전환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여당 정치인들은 정부 정책에 반대할 게 아니라 이 복잡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내라. 그런 능력이 없다면 정부 정책을 마땅히 받아들이고 예측되는 문제점들을 해소할 방법을 함께 연구하는 게 맞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