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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포 ‘막걸리할아버지’의 선행에 경의를

  • 등록 2020.08.12 06:28:44
  • 17면

지긋지긋한 코로나19와 함께 장마가 50여일이나 계속되고 있다. 지금 남·북한 할 것 없이 한반도 전체가 먹구름에 덮여 있다. 삼복중에 한줌의 햇살이 이렇게 그리워지는 건 처음이다. 수해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7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대상지역은 경기도 안성, 강원도 철원, 충북 충주·제천·음성군, 충남 천안·아산 등 7곳이다. 각 지역에서도 재난지역 선포 건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도 신속히 피해 조사를 실시해, '특별재난지역'을 추가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장기간 폭우까지 미증유(未曾有)의 재난이 겹치고 있는 지금 국민들은 불안하고 우울하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도 아름다운 사람들의 향기로운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 하지 않고 적극 나서서 돕는 자원봉사자와 ‘기부천사’들이 국민들의 한숨을 미소로 바꿔놓고 있다. 도내에도 기부천사들이 많다. 그 중에서 최근 보도된 김포시 ‘문수산 막걸리 할아버지’의 기부 기사(본보 11일자 10면)는 우리를 흐뭇하게, 한편으로는 매우 부끄럽게 한다.

 

‘막걸리 할아버지’ 임홍기 노인은 지난 지난 7일 김포시 월곶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수재민을 위해 써 달라는 말과 함께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 속에는 5만원, 1만원, 1천원 지폐와 500원, 100원, 50원동전 등 16만5천50원이 들어 있었다. 언뜻 봐도 아끼고 또 아껴 모은 돈을 모두 털어서 가져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담당직원은 “작은 돈이지만 폭우로 인해 실의에 빠져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라는 임노인의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임 노인은 김포 문수산 정상 바로 밑에서 한 대접에 2천 원 씩 받고 김포막걸리를 팔아 등산객 사이에선 ‘문수산 막걸리 할아버지’로 불린다. 지금은 힘에 부쳐 일을 그만뒀다. 이날 임 노인이 “적어서 죄송하다”며 전달한 기부금은 얼마 안 되는 기초연금을 조금씩 모은 것이라고 한다. 그간 임 노인은 힘들게 산 정상까지 지고 올라간 막걸리를 팔아 수차례 후원금을 전달해왔다. 잔 막걸리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던 중에도,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소년소녀가장 등을 위해 그의 형편으로는 결코 적지 않은 후원금을 여러 번 기탁했다.

 

기부는 최고의 미덕이라고 세익스피어는 말했다. 어려운 형편에도 이를 실천하는 임 노인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