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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의사들의 ‘님(?)을 위한 행진곡’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지난 13일 하루 집단 휴진에 들어간데 이어 21일부터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특히 이들 전공의들은 앞으로 병원 사직서 제출에 이어 전문의시험 거부 등에 나설 계획이어서 향후 일반 중증 및 응급환자들의 치료환경 악화는 물론 자칫 의료 시스템 전반을 위태롭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설상가상격으로 대한의사협회도 오는 26~28일에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예고함으로써 신종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의료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국민 안전을 돌봐야 하는 정부, 그리고 환자의 생명을 마지막까지 지켜내야 하는 의료계 모두 사회적 책임과 국민적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현재 3058명인 의과대학 정원을 2022년부터 10년 동안 한 해 최대 400명씩을 늘려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의사 단체들은 자신들과 아무런 협의없이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게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인구 대비 병상 수와 입원 환자 수, 입원 기간 등은 평균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길지만 정작 이들을 진료하고 돌보는 의사·간호사 수는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어 의료인들의 중노동과 함께 환자들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향후 10~20년이 지나면 인구 고령화 등으로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더욱 많아지고 다양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요구 또한 크게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대비할 충분한 의료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이와함께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처에 꼭 필요한 감염내과 전문의가 현재 의사 10만 명 가운데 277명에 불과해 앞으로 신종 감염병이 더욱 확산될 경우 당장 이에 대처할 의사 인력이 태부족한 상황 역시 이번 의사파업 사태에 곱지않은 시선이 쏠리는 이유이기도하다.

 

물론 의료행위를 생계수단으로 삼고있는 의사들도 엄연히 노동자 신분인 만큼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최후의 방책으로 진료를 중단하는 것을 두고 불법이니 합법이니 따지며 말싸움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을 뿐더러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아울러 노동자들의 어떤 단체행동도 ‘밥그릇’을 챙기려는데서부터 시작된다는 측면에서 의사들의 파업 역시 그들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투쟁수단이자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만큼 이를 폄훼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모든 노동자들의 이익 요구가 마냥 옳을 수 없듯이 의료파업의 이유나 동기에 대해 논리적으로 부당함을 탓할 수는 없다손 치더라도 그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 불편과 고통에 대해 준엄한 역사적 평가와 국민적 비판을 의사들이 감내해야 되는 것 또한 필연적 수순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많은 국가예산이 투입된 과학고와 카이스트 출신의 고급 인재들이 ‘과학 입국’을 저버린채 우아하고 고급진 돈벌이를 위해 재수와 삼수를 불사하며 의학전문원으로 몰려드는 작금의 ‘골드러시’가 과연 윤리적으로 정당한지를 곰곰히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

 

일찍이 기자와 정자(精子)가 인간되기 힘들다는 자조섞인 농담은 진즉에 ‘기레기’의 숙명쯤으로 받아들여졌지만 태생부터 남다른 대다수 ‘금수저’ 의사집단이 같은 클래스로 전락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초유의 참’(慘)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환자들의 원성과 사회적 공공성을 외면한 댓가로 의사 수가 아닌 의보 수가(酬價) 조정이라는 ‘전리품’을 챙기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의사들의 파업 재발 방지차원에서 당초 정부안보다 더 많이 의대 정원을 늘여서 의료계에 혹시라도 잠복근무 중인 ‘돌팔이’와 ‘돈벌레’들을 솎아내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비아냥거림은 귀담아들을 만한 고언(苦言)이다.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있는 질병이 고작 1% 밖에 안되고, 근본적으로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을 약으로 처방하는 의사들을 절대 믿지말라”고 설파한 모 의사의 용기에 새삼 ‘존경의 념’(念)을 표하면서 동시에 물욕 과다로 인해 각종 사회적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의 주기적 발작증세를 치유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이 하루속히 이뤄지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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