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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의 개혁 정책 지지한 채제공 역

연극계의 대부, 故 김성열... 추모 1주기 공연
배우와 스텝 등 출연진, 화상으로 연습 매진

지난 18일 오후 8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 2층에 자리한 (사)경기도생활문화예술총연합회 사무실. TV에서 자주 봤던 배우 박진성 씨가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켠 뒤 분주하게 움직인다. 잠시 후인 9시부터 진행될 화상 연습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랬다. 코로나19로 인해 배우와 스텝들이 만나 연습을 할 수 없으니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이번에 박 씨가 참여하게 된 작품은 故 김성열 선생 작고 1주기 추모공연인 극단 성의 ‘정조대왕’으로, 그는 정조의 개혁 정책을 지지하고 보필한 재상 채제공 역을 맡았다.

 

“오늘이 세 번째 연습이에요. 대본 리딩을 하면서 연출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배우들과 호흡도 맞춰보고 하죠. 실은 만나서 얘기도 하고 감정선도 잡으면서 캐릭터를 구축해야 하는데, 집중하기도 좀 어렵고…(웃음). 그렇습니다.”

 

그 시각 화면 속에는 출연진 20여 명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곧이어 고동업 연출가의 목소리와 함께 연습이 시작됐고, 배우들의 대본 리딩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컴퓨터를 들여다보지 않고 귀로만 들었을 때는, 마치 바로 옆에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는 듯 느껴질 정도였다.

 

 

‘전하, 추천받고자 하는 37세의 초계 문신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몰려들고 있습니다. (중략) 초계의 문신 중 1등으로 뽑힌 성균관 유생 정약용이옵니다. (중략)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붕당을 운운하는 것이요? (중략) 대감!!!’

 

배우 박 씨가 감정을 끌어올리며 연기에 몰입하는 순간이었다. 작은 사무실이 쩌렁쩌렁 울려야 하지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시간이 늦기도 했지만 공간적 한계도 분명이 있어 보였다.

 

“집에선 아예 할 수가 없어요. 이 정도로도 감사한 일이죠. 게다가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에요. 힘들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출연진들의 연습은 공연이 예정된 12월 24일 직전까지 계속될 예정이지만 언제까지 화상으로 진행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저 하루 빨리 다함께 모여 대면으로 공연 준비를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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