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군은 25일 추석을 맞이하여 가평군의 유일한 생존 독립유공자인 백운호(90) 애국지사의 자택을 찾아 국가를 위한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28일 밝혔다.
백운호 애국지사는 2019년 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정부포상을 받는 독립유공자 중 유일한 생존자로서, 1942년 소학교 재학 중 항일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활동을 하다 체포돼 6개월간 옥고를 치른 공로를 인정받았다.
백 지사는 일제 말기 이천시에서 소학교를 다니며 동네 선배였던 박영순(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지사가 결성한 ‘황취소년단’에서 활동했다.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이들은 이천과 서울을 오가며 버스와 전봇대 등에 “일제는 곧 패망하니 협조하지 말자”는 내용의 벽보를 붙였다. 격문은 우편으로 전국 각지 군수에게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결국 덜미를 잡혀 그해 3월 ‘공공의 질서를 해친다’는 죄목으로 단원 전원이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된 소년들이 너무 어려 의아했던 일본 경찰은 성인 독립운동가들이 배후라고 확신하고 가혹한 취조를 받았다.
당시 백 지사는 나이가 어려 처벌 대상도 아니었지만 배후 세력에 대해 수사한다는 명목으로 6개월이나 이천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었다. 주동자인 박영순 지사는 단기 2년, 장기 3년 형을 받았다.
광복 후 백 지사는 6·25 전쟁에 참전해 11사단에서 2등 상사로 복무했다. 한국전쟁 이후 우체국 공무원으로 일하던 백 지사는 1977년 박영순 지사와 함께 독립유공자 신청을 하려했지만 수감 기간이 짧아 당시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관련 기준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안 가족들의 권유로 2019년 재신청해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된 것이다.
백 지사는 “일본과 맛설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국력이 강해진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며 “다시는 우리 민족이 과거와 같은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더 일본에 끌려다니지 말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정화 부군수는 “매년 방문 때 마다 조국을 위해 희생하셨던 애국지사의 숭고한 정신을 느끼고 배울수 있어 군정 운영에 큰 힘이 된다”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분들의 노고가 잊혀지지 않도록 독립유공자 예우 확대에 더욱 힘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가평 = 김영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