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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원화성에서 즐기는 증강현실 게임, '수원 화성의 비밀, 사라진 의궤'

AR기술 적용 앱 활용... 신개념 관광 콘텐츠
다음달 6일까지 무료 시범운영... 이후 체험료 7천500원
재미는 쏠쏠, 역사도 쏙쏙... 수원화성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기대

한글날이었던 지난 9일은 공휴일과 주말이 겹친데다 화창한 날씨까지 더해져 집에만 있기 아까운 날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했는지 평소라면 차가 거의 없을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도로가 꽉 막혀 있다.

 

기자는 조금은 특별한 취재를 해보기로 마음 먹고 길을 나선 참이었다.  

 

이름하여 앱(APP)으로 즐기는 액티비티, '수원화성의 비밀/사라진 의궤’ 프로그램이다.

 

아직은 전체 완성분의 70% 수준으로 아이템 획득 부분 등 증강현실(AR)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는, 무료 시범운영 기간이지만 먼저 경험해보고 소개하고자 한 것이다.

 

이날 팀을 이뤄 함께 체험해주기로 한 별난극단 김정호 대표를 게임의 시작점인 ‘장안문 안내소’ 앞에서 만났다.  

 

출발에 앞서 필요한 앱은 미리 다운받아 설치를 마친 상태였다.  

 

이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즐기는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수원 화성에서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어플을 활용해 체험자 각자가 주인공이 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30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한때 유행했던 ‘방탈출 게임’을 야외에서 즐긴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앱 구동과 함께 게임의 주인공이 된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되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됐다.

 

진행을 위한 첫 번째 미션은 ‘근처 우편함을 찾아 봉투를 꺼내라’였다. 암호 해독지 획득을 위한 지시였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바로 앞에 있는 게 보이지 않아 처음부터 헤맸다. 

 

물론 앱에서도 제공되지만 커다란 지도를 들고 다니며 미션을 수행하는 맛도 꽤 괜찮다.

 

 

대강의 스토리는 이렇다. 수원화성이 건설되기 이전인 1790년, 정약용이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차원의 문’을 발견한다. 

 

그 문은 지금의 화성과 연결돼 있는데, 바로 그 문이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 ‘사라진 의궤’를 찾아 붕괴를 막는 것이 미션의 완성이다. 

 

유치한 듯하지만 이런 류의 게임에서는 보편적인 방식이라 젊은 층의 관심을 끌기에 적당해 보였다.

 

정약용과 정조대왕, 화성성역의궤 등 역사적 키워드를 활용한 게임의 배경 스토리는 허구임을 알면서도 어느새 게임 속으로 점점 빠져들기도 했고 말이다. 

 

 

체험한 결과, 게임을 통해 획득하는 아이템을 조작하기도 종이에 직접 비추는 편이 더 수월했다.


앱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히고 본 게임으로 넘어가면서 호기심과 기대는 더 커졌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문제 풀이가 쉽지는 않았다. 

 

역사적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알고 프로그램에 참여했음에도, 문제마다 역사적 의미를 찾는 데 열을 올린 탓인 듯하다. 

 

수원화성에 대한 학술적 지식을 요구하는 지루한 문제들은 없고, 단순하게 접근하면 오히려 쉽게 풀릴 문제들이 마련돼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방탈출 게임의 확장판, 또는 화성 곳곳에서 펼쳐지는 ‘공간탈출 게임’ 정도로 여기면 보다 재밌게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체험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앱이 지시하는 내용에 따라 장소를 옮겨가며 문제를 푸는 동안 전에 알지 못했던 수원화성의 새로운 부분을 다수 발견했다는 점이다. 

 

화성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성벽 한 곳을 유심히 들여다보거나, 대문을 들어서며 천장을 한참 올려다 보거나, 석판이나 비석을 꼼꼼히 살펴보는 경우는 드물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체험이 의미가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앞으로 게임에 참여할 이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듯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는 게 아쉽기만 하다. 직접 체험해봐야 알 수 있는 재미니까.

 

 

다음달 6일까지는 시범운영 기간이라 무료로 콘텐츠(이후 7천500원)를 이용할 수 있으니, 색다른 화성의 경험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싶다. 

 

부족한 점과 아쉬운 점 등을 남겨 프로그램이 더 나은 방향으로 정착하는 데 기여하는 뜻깊은 시간을 갖는 것도 무척이나 보람될 듯하다.

 

우리 팀은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아침 일찍부터 도전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전체 미션을 모두 수행하지 못한 까닭도 있지만, 모처럼 자연 속에서 즐기는 게임 자체가 무척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왕이면 증강현실이 100% 완성된 이후에 재도전할 생각이다.  

 

 

[ 경기신문 =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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