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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가직 전환됐지만…" 소방청 공무원 근무여건 여전히 '최악'

소방청 근무자들 밤샘·주말 근무 허다
화재 예방 담당 부서는 지난 45년간 1개과 9명에 불과
처우개선, 고질적 인력 부족 해결도 '난망'

 

‘소방청 격상’ 3년이 지난데다 올해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무색해질 정도로 소방청은 근무여건이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인력이 부족하고 한 과에서 여러 개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방청은 나름대로 행정안전부에 인력 확충과 국·과 신설을 거듭 요청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다.

 

28일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경찰청·해양경찰청·소방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르면 경찰공무원 수 12만 3719명 대비 본청(경찰청) 직원 수는 1150명(0.92%), 해양경찰공무원 수 1만 496명 대비 본청(해경청) 직원 수는 392명(3.73%)에 달했다. 반면 소방공무원 6만 1203명 대비 본청(소방청) 직원은 219명(0.36%)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방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밤새 잠 못 이루거나 주말도 반납하고 일이 허다하다.

 

소방공무원 A씨는 “너무 안타까운 게 우리 청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이게 (이런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돼서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하고, 평일에도 자정까지 일을 해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한다. 정시 출·퇴근은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재난에서 가장 먼저 소방이 출동하고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본청조직을 보면 예방과 관련해 몇십 년 동안 한 과가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인력 비교를 해보면 다른 기관에서 몇 사람이 하는 일을 소방청에서는 혼자 하고 있고, 감당이 안 돼 시·도에서 파견인력을 받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효율적인 조직 체계는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다.

 

소방청은 올해 기준 전국 소방차량 9882대, 개인보호장비 57만여 점, 소방헬기 17대와 소방정 36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 부처 기관 중 최대 규모다. 이를 담당하는 부서는 고작 10명으로 구성된 과 1개가 전부다.

 

국민 생명 보호와 직결되는 화재 예방의 경우 1975년부터 현재까지 45년간 1개 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과 인원은 9명에 불과하다.

 

B씨는 “지방에 있는 소방본부 1곳의 인원보다 소방청 전체 인원이 적다”며 “직원들의 근무여건 개선과 소방서비스 향상을 위해 담당국과 과를 추가로 설치하고, 인력을 배치하고 싶어도 청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우 개선을 위해, 조직 특성에 맞게 조직을 설계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도 지속 건의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방청은 행정안전부 소속 하위기관으로 인력 충원 및 조직 설치에는 행정안전부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필요성 부분이나 업무량 등을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조건이 충족돼도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문제로 승인을 안 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실 탓에 소방청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소방청의 ‘청’ 격상과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 문재인 정부의 소방인력 2만 명 충원 공약 등이 모두 소방서비스 향상과 소방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당장 본청 상황을 보면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씨는 “진심으로 소방공무원 처우와 지역 간 소방서비스 향상을 위한다면 (소방청) 인력 충원은 물론 담당국·과를 신설해 소방력 발휘에 최적화된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이를 부정한다면 정부가 내건 국민 생명과 안전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공약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다. 당장 몸집만 커지는 소방청이 아니라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소방청을 만들어주는 것이 소방공무원들과 국민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