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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특성 고려않고 인원·장비 배치···일선 소방관서 근무여건도 '최악'

지역별 비슷한 출동량에도 구급대원 수 차이 커
출동량이 적은 곳에 오히려 구급대원이 더 많이 배치돼 있기도 해
구급차 1대에 구급대원 3명이 탑승하지 못하고 있는 비율 20%에 육박
악조건 근무로 19년 기준 소방관 건강 이상자 3만 2756명으로 전체 비율의 70% 달해
소방관들 "소방청 자체적인 인사권·재정권 없어서 생기는 문제"

 

소방청 자체적인 근무여건이 ‘최악’ 수준으로 드러난 가운데 일선 소방관서의 근무여건도 극한에 이르고 있다. 지역별 재난 발생 추이를 고려하지 못한 채 인원·장비가 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비효율적인 근무여건 탓에 일선 소방공무원들은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등 악재를 겪고 있다.

 

8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9년도 기준 도내 구급 출동 건수는 총 67만 5673건이고, 구급대원 수는 1867명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연 4만 864건의 출동을 하고 있는 부천소방서의 구급대원 수는 81명에 불과하지만, 4만 1286건으로 비슷한 출동 건수를 기록하고 있는 용인소방서 구급대원 수가 116명에 달한다.

 

이 밖에도 작년에 7712건의 구급 출동을 한 동두천소방서 구급대원 수가 29명인 반면, 4248건의 출동을 한 연천소방서의 구급대원 수는 37명이다.

 

비슷한 횟수를 출동하고 있는데도 구급대원 수에서 큰 차이가 존재하고 있거나 평균 구급 출동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에 오히려 구급대원 인원이 더 많이 배치돼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전국적 단위로 봐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작년 한 해 7만 7486건의 구급 출동 건수를 기록한 대전광역시는 인구수가 147만 4870명에 달한다. 하지만 구급차 33대와 구급대원 279명이 전부다.

 

이에 비해 5만 744건의 구급 출동 건수를 기록한 제주도는 인구수가 67만 989명이지만, 구급차 32대와 구급대원 282명을 운용하고 있다. 인구수와 구급 출동 건수가 훨씬 많은 대전과 비슷한 소방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면적 탓일까. 그렇지도 않다. 대한민국에서 면적이 가장 큰 도 단위 지자체인 경상북도와 두 번째로 큰 강원도는 서울·경기보다 적은 규모의 소방력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지역별 재난 발생률을 고려하지 못한 행정도 문제지만, 사실 소방 자체적인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소방공무원 2만명 충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충원 속도가 상당히 더뎌 일선 소방공무원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흠이다.

 

실제 인력 문제로 ‘구급차 3인 탑승률’이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상태다. 구급차에는 반드시 운전자 1인과 응급처치를 담당하는 2인이 탑승해야 한다. 응급처치를 담당하는 2인 중 한 사람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다른 한 사람은 맥박 체크 및 산소 유지 등의 처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구급차 1대에 구급대원 3명이 탑승하지 못하고 있는 비율이 20%에 육박한다.

 

이런 비효율적이고 미흡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탓에 일선 소방관들의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소방공무원 특수건강검진 결과를 보면 일반 질병과 직업병을 포함한 건강이상자는 2018년 3만 577명에서 2019년 3만 2756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소방공무원 2만명 충원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시 인원 대비 70%에 육박하는 수치라 정상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또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조사한 ‘최근 5년 공무원연금 수령자 직종별 평균 사망연령’에 따르면 소방관의 평균 사망연령은 69세로 다른 직종과 비교했을 때 연령이 가장 낮았다. 이는 한국인 평균 사망연령인 81.8세보다 12.8세 낮은 수치다.

 

 

이처럼 효율적이지 못한 인사관리, 조직구성이 소방서비스의 질 하락은 물론 소방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을 극한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소방공무원들은 이 모든 게 인사권·재정권의 결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소방공무원 A씨는 “출동 건별로 인원수를 확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인원수는 구급차 수에 따라 배정된다”며 “구급차 수를 지역별 재난 발생률에 맞게 배치해줬으면 좋겠는데 소방공무원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문제가 있으면 있는 대로 재난에 대응하고 있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며 “인사권과 재정권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같다”고 말했다.

 

다른 소방공무원 B씨는 “모든 직종이 마찬가지겠지만, 야간근무를 하면 자연스럽게 몸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소방은 화재현장이나 구급·구조 활동을 할 때도 호흡기계·근골격계의 부상이 잦아 건강을 챙길 여력이 없다”고 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