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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시화호, 각종쓰레기 매립과 투기로 몸살 심각

[르포] 방파제 12km에 나뒹구는 각종 쓰레기 낚시꾼들 얌체행태
불법어로로 시화호바닥과 인근에 폐그물 널부러져

시화호 북쪽 간석지는 폐콘크리트 자갈로 고독성 침출수 진행형

 

“조력발전소로 물이 드나드는 덕에 간신히 기사회생한 시화호가 낚시꾼이 버린 쓰레기와 폐콘크리트. 시화호 밑에 가라앉은 폐그물, 폐건축자재 투기로 인해 다시 오염될까 두렵습니다

 

8일 오전 10시 30분쯤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길이 12㎞로 '태어나지 말아야 했던 시화방조제'.

 

시화호를 손바닥보듯 하는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의 도움을 받아가며 동행취재를 벌였다. 중간선착장부터 시화나래 휴게소까지 이어진 도로 곳곳에 불법주·정차 중인 많은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견인지역’이라는 표지판에도 협소한 도로 한쪽을 차지한 차량들이 불법으로 줄지어 늘어섰다. 시속 100㎞ 이상으로 주행 중인 차량들이 막무가내로 주차한 차량들이 스쳐지나 아찔하기만 하다.

 

이곳에는 주말을 맞아 낚시꾼들로 막바지 낚시를 즐기고 있다. 바위 틈 사이로 깊숙이 묻혀있거나 뒹구는 플라스틱 페트병, 폐타이어, 마스크, 부표로 사용하는 스티로폼, 낚시 미끼를 담는 종이 그릇 등 쓰레기 더미가 도처에 널려 있다. 음식물 쓰레기 근처에 쥐들이 들끓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생활 쓰레기를 불태운 흔적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 쓰레기를 모두 수거하려면 15t 트럭 10대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조제 너머 방아머리 선착장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부두 앞 어선에는 그물과 어구 등 쓰레기가 뒤엉켜 그대로 시화호에 유입되는 모습도 목격됐다. 낚시꾼들이 한 데 모여 쓰레기를 버리고 있지만, 분리수거 시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다 보니, 호수 속에 버려진 쓰레기와 폐그물에 걸린 물고기들이 썩어가면서 수질 오염에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황새, 저어새, 흑두루미,검은머리물떼새 등 10여 종의 천연기념물과 수십만마리의 철새들이 매년 방문하는 시화호가 쓰레기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시화호 상류지역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갯골에서 낚시꾼들이 간간히 눈에 띄고 있다.이곳에도 각종 쓰레기로 시화호를 위협하고 있다.

 

대부도지역에는 덤프트럭이 몰래 버린 폐건축자재가 곳곳에 산재하고 심지어 버린 냉장고, 선풍기, 에어컨까지 발견된다.

 

오래 전부터 시화호에는 끊임없이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0년 전, 시화호 북쪽 갯벌에는 매립한 폐콘트리트를 잘게 부순 골재 더미에서 유독성 침출수가 흘러나와 철새 1000여 마리가 떼죽음 당하는 등 생태계가 위협받았다. 당시 15t 트럭 8000대 분량이 제거되지 않아 발암 물질이 침출되고 있어 시화호의 발암 물질 오염이 현재도 진행형이다. 폐콘크리트는 라돈 등을 방출하는 독극물과 같다. 당시 환경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염원의 조사 결과, 살모넬라균에 의한 패혈증으로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철새들이 죽은 곳은 멀티테크노밸리(MTV) 매립현장의 폐콘크리트트 매립공사가 진행된 구간에서만 발견됐다. 심지어 매립 현장 주위의 침출수는 강알칼리인 ph11.3이다. 시멘트의 주성분인 산화칼슘은 물과 만나면 화상, 궤양, 부식 등 심각한 피부병을 야기한다. 게다가 이곳에는 MTV와 2024년 준공을 앞둔 대관람차가 조성될 예정이라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릴 전망이다.

 

시흥에서 이곳을 주말에 자주 찾는 박선호씨는 “낚시를 좋아해 거의 매주 시화호 방조제를 찾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아 기분이 잡친다”며 “당국이 나서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리수거함을 곳곳에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는 “시화호의 오염은 폐콘크리트 매립으로 인해 오염이 진행형이고 불법어로에서 벌어지는 폐그물 방치도 문제”라며 “폐콘크리트를 걷어내지 않고 건물이 들어서 지하수와 시화호가 망쳐지고 있는 가운데 폐그물과 쓰레기를 건져내는 사업을 당국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쓰레기 오염을 막기위한 당국의 단속과 낚시면허제 도입이나 시화호내 낚시를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형운·김민기·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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