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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농심 멍드는 ‘농산물 절도’

 

 

 

지인이 사과와 배, 참외를 사왔다. 늦가을이요, 겨울의 초입인데 아직도 참외가 나온다. 하긴 사시사철 시장과 마트에는 여러종류의 과일이 빼곡이 진열되니 말이다. 접시위에 참외와 사과, 배를 보니 어릴적 참외서리할 적이 생각난다.

 

소리를 숨기며 배우지 않은 낮은 포복으로 지형지물을 이용한 은폐, 엄폐까지... 숙련된 조교처럼 정확한 좌표에서 참외를 쟁취하고 내몸으로 취한다. 목마름은 오아시스를 만난 듯 해소되고, 배고픔은 배로 불룩하니 채워진다.

 

서리하다 걸리면 슬그머니 눈감아 주시는 분도 계셨지만, 손이 발이되도록 빌어도 모진말로 융단폭격하며 지금까지 사라진 참외들 값어치를 다 물어내라는 주인도 있었다. 지금은 서리의 추억을 이야기로 나눈다.

 

가을은 독설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서리와 체급이 완전 다른 농촌 도둑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호시절이다.

 

무늬만 대문인 활짝 열린 집, 길위에 가지런이 널어놓은 농산물... 도둑에게는 알라딘의 ‘열려라 참깨’의 비밀 암구호가 알려지고 영화 “마케나의 황금”처럼 노다지가 널려있는 형상이다.

 

경찰측 자료에 따르면, ‘곳간털이’,‘들걷이’,‘축산물 절도 등 농산물 절도 사건이 2018년 507건에서 2019년에는 847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중 경기도가 절반을 훨씬 상회하는 560건(남부 425, 북부135건)이다.

 

경찰도 농촌지역에 거점을 마련하고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인력부족으로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농민들도 각별히 주의를 요한다. 마을을 둘러보는 이상한 차량이 보이면 차량번호를 적어두거나 사진을 찍어두면 예방에 효과적이다.

 

농산물 보관창고에 CCTV가 없을 경우는 블랙박스가 있는 차량을 주변에 주차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금은 가까운 금융기관에, 귀금속은 여러곳에 나누어 보관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농민들은 긴장마, 태풍 같은 기상이변으로 농작물 피해와 엎친데 덮친격으로 수입 농산물, 야생동물 피해 등으로 다중고를 겪고 있다. 농민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 없도록 예방활동과 예찰활동에 우리모두 파수꾼이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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