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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 기증유물 이야기(1)] 소장품의 토대, 기증유물

기증 유물의 가치와 기증자의 뜻 기리는, 특별 기획
박물관의 유물은 선조로부터 이어지는 정신적 유산
기증 400여회 걸쳐, 총 1만1300여 건에 1만9100여 점

경기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상당수의 유물들이 기증 절차를 통해 들어온 것들이다. 개인이나 단체 등에게 있어 그 가치가 얼마나 소중할 지는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이에 본보는 기증된 유물들의 가치와 기증자들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특별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도박물관 전시실의 기증 유물을 중심으로, 앞으로 총 10회에 걸쳐 그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인류의 문화유산을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박물관의 기본 기능 중에서 소장품의 수집은 첫 번째로 꼽히고 있으며, 그 방법 중에 가장 바람직한 것이 ‘기증’이다.

 

박물관의 유물은 물질적인 가치와 함께 개인이나 기관·단체 등이 선조나 선배로부터 이어지는 정신적 유산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따라서 금전적인 관계나 약탈·절취 등의 부정적 이미지보다는 자발적이고 헌신적 의미를 띤 ‘기증’이라는 의미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된다.

 

하지만 기증으로 어떤 유물이 박물관에 수집됐다고 해서 모두 소장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현지 조사를 통해 해당 자료의 형상을 살펴보고 내력 등을 들어본 후 박물관 소장 자료로서의 필요성 여부를 따져본 후 기증받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귀중한 유물이지만 박물관의 성격과 수집 취지에 맞는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때로는 유물의 가치가 더 빛날 수 있는 다른 박물관으로의 기증을 권유하기도 한다.

 

유물을 박물관으로 이전한 후에는 진위여부를 평가한다. 예술작품의 경우는 특히나 까다롭게 살펴본다. 소장자들이 진품으로 알고 소중히 간직했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은 경우를 간혹 만나게 된다.

 

원형을 확인하고 수량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러 조각으로 분리된 대상을 보존처리를 통해 원형 회복하거나, 잘못 접합된 상태를 분리하는 등의 작업을 거치기도 한다.

 

 

중요민속문화재 제276호로 지정된 ‘의원군 이혁일가 묘 출토유물’ 등이 그러한 경우인데, 지정번호는 하나이지만 세부적으로는 130건 181점이나 되는 많은 양이다. 이 유물들의 보존 처리에 2년여 이상의 시간이 걸렸을 정도다.


기증 유물은 이러한 정리 과정을 거쳐 당장 전시가 가능한 소장품과, 학술적 가치에 비중을 두는 학술자료로 나누어 등록된다. 이 외에도 유물이라 보기 어려운 기타 자료, 즉 복제·탁본·기념 등으로 등록하기도 한다.

 

또한 원형을 알기 어려울 정도의 파편이나 당장 유물로서의 지위를 부여할 수 없는 경우, 학술적으로도 판단이 어려운 경우는 관리대상으로 밀봉해서 보관하기도 한다.

 

이는 후대에 학술적인 조사 등을 통해 추가적인 가치가 부여되면 등록할 수도 있다.

 

 

경기도향토사료실 때부터 시작된 ‘기증’

 

경기도박물관의 유물기증은 개관일인 1996년 6월 21일보다 10여 년 앞선 1986년 12월부터 시작됐다. 도박물관의 전신인 ‘경기도향토사료실’이 바로 그 때 도청 내에 만들어져 본격 운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단순히 예산을 투입해 건물을 세우고 적당히 전시물을 사서 채우는 것 보다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서 도민들의 뜻을 모으고자 사전 준비단계가 있었던 것이다.

 

경기도박물관을 개관하기까지 개인 및 단체, 지자체 등으로부터 110여회에 걸쳐 보물 제1298호 조영복 초상 등 1100여 건, 1500여 점을 기증받았다.

 

특히 1994년 3월 3일부터 1994년 7월 25일까지는 ‘전도민 도립박물관 건립에 따른 유물수집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각 시·군 문화공보실과 구청, 읍·면·동 사무소에 ‘유물수집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반상회·언론·유선방송 등을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섰다.

 

 

그렇게 경기도박물관에는 2020년 10월 현재 총 2만400여 건, 3만4600여 점의 소장 자료가 등록돼 있다. 여기에는 소장품·학술자료 등 유물과 기념·탁본 등의 기타자료가 다 포함된다.

 

참고로 유물의 수량을 표현할 때 ‘건’은 개별 유물의 등록단위이며, ‘점’은 분리될 수 있는 관리 수량이다. 예를 들어 ‘덮개가 있는 그릇’은 1건, 2점으로 등록하게 된다.

 

지금까지 경기도박물관이 기증받은 유물과 기타자료는 360여 개인·문중·단체·기관으로부터 400여회에 걸쳐 받은 1만1300여 건, 1만9100여 점이다. 이 가운데 1만357건, 1만7424점이 등록됐으며, 이는 전체 소장품 건수 대비 57.2% 정도를 차지한다.

 

즉 경기도박물관 중요 유물의 절반 이상이 기증을 통해 모아진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도 2000여 점에 가까운 자료들이 등록을 위한 준비 중에 있다.

 

소장품 중에서도 그 중요도를 크게 인정받은 지정문화재는 모두 46종 195건, 286점인데, 지정번호를 뜻하는 종 기준으로 21종, 45.7%가 기증으로 확보된 유물이며, 그 중 12종은 기증 이후 지정된 것이다.

 

 

이런 기증 유물들은 상설전시실에 상당수 전시돼 있다. 공간적인 제약과 보존문제로 전시유물은 계속 교체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이후에 다른 기증 유물도 볼 수 있다. 또한 ‘참여기증실’을 별도로 설치해서 새로 입수된 기증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이같은 전시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어떤 유물이 새로운 기증자에 의해 박물관으로 오게 됐는지 알게 되고, 어떤 것들이 기증의 대상이 되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의 역사와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자료로 기증유물을 활용할뿐만 아니라 후세를 위해 안전하게 보존하는 작업도 아울러 진행하고 있다.  

 

이 글을 시작으로 본지에 연재하는 경기도박물관 기증유물 관련 기사는 기증된 유물들의 가치와 함께 기증자(단체)의 뜻을 돌이켜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마련됐다.

 

모든 기증 유물에 대해 다룰 수는 없지만, 새 단장을 한 경기도박물관 전시실에 전시된 기증유물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글=곽창호 경기도박물관 수석학예사)

 

[ 정리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