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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검찰의 정치적 중립 흔드는 자 누구인가?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검찰청법’이 검사의 직무를 규정하는 방식이다. 검창청법은 검사에게 ‘국민의 봉사자’, ‘인권의 수호자’ 그리고 ‘정치적 중립자’가 될 것을 요구한다. 형태는 세 가지이나 이들은 하나로 수렴한다. ‘정치적 중립’이다. 국민 전체에게 봉사하라는 것은 국민을 받들어 모시라는 뜻이 아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선출직 공직자, 즉 정치인들의 의무다. 검사는 법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면 된다.

 

조금 무리하게 표현하면 검사가 판단하고 행동함에 있어 국민의 뜻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것을 고려하는 순간 검사라는 신분 앞에 ‘정치’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다. 그럼에도 검찰청법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국민을 차별하지 말라는 의미다. 모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에서 개개의 국민 한명, 한명을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하라는 명령이다.

 

인권의 수호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수사권과 기소권에서 그치지 않고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한 검찰이 국민을 차별적으로 대한다면 그 자체로 심각한 인권침해상황을 야기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예컨대 어떠한 수사에는 수도 없이 영장을 청구하고 다른 수사에서는 제대로 된 조사 한 번 없이 불기소 처분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국민은 검사의 강력한 수사권 아래 옴짝달싹 못하고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검찰의 비위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자기검열 속에 빠져들 위험도 매우 클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에서 인권은 종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검사는 ‘정치적 중립자’가 되어야 한다. 협의의 ‘정치’를 전제로 검사가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말고,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정치권에 줄 대지 말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모든 국민을 평등하게 대우할 때 비로소 수사는 공평하고 판결은 정당할 것이다. 감찰청법이 검사를 국민의 봉사자로 인권의 수호자로 규정한 것은 공평한 수사를 하라는 명령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검찰 총장을 가리켜 “그 사람은 아직 여권에 있는 사람"이라며 "여권에서 (대선 후보를) 찾다가 적합한 사람이 없으면 그 사람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현직 검찰총장을 차기 여권 대선후보로 평가한 것이다.

 

반면 야권 차기대선 후보자 평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정치권의 풍문이야 여기저기서 불어오고 국민의 여론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지만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제1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여권의 후보가 될 수 있는 사람”이라 하고 여론 조사에서는 야권 후보 1위를 달리는 현상은 결코 검사의 정치적 중립과 양립할 수 없어 보인다. 검사의 제1 사명은 정치적 중립이다. 그것을 지키지 못할 때 검찰이라는 조직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한민국 검찰은 그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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