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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굶거나 소외되지 않도록...누군가의 희망된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 시행 이후 15일까지 광명 808명, 성남 680명, 평택 718명 등 도민 발길 이어져
- 복지는 '비용' 아닌 '투자'...도민 모두에게 보장된 보편적 먹거리 복지 출발점
- 주빌리은행, 극저신용대출, 기본주택 등 이은 이재명표 '국민 기본권 보장 정책' 눈길
- 31개 시군 확대, '먹거리 그냥드림 냉장고', '음식쿠폰' 등도 곧 시행 예정

 

시립광명푸드뱅크·마켓의 아침은 눈코 뜰새없이 분주했다. 직원 6명이 동트기도 전인 오전 6시부터 출근해 3시간 동안 오전에 나눠줄 40인분의 먹거리를 포장하고 진열하기에 바뻐 말을 붙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마침 기자가 직접 방문한 지난 12일 역대급 한파에 손발이 저절로 오그라들 지경이었는데도, 광명의 푸드뱅크 마켓 행복바구니 1호점 내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는 문 열기 전부터 찾아온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오전 9시. 마침내 그냥드림 코너의 문이 열리자 기다리던 사람들은 언 손을 비비며 먹거리가 담긴 흰 봉투를 손에 쥐었고, 이내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이날 만난 진금옥(67)씨는 “가사도우미로 생계를 꾸렸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을 그만둬 소득이 거의 없었다. 생계가 막막해졌는데 경기 먹거리 드림이 희망이 됐다”며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로 큰 도움을 받아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익명을 요구한 A(49)씨는 “코로나19 이후 지출대비 수입이 크게 줄어 대출금만 늘었다”며 “서민 입장에서는 수백 마디 말보다 바로 피부에 직접 와닿는 참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요즘 화제를 모으는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는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27일 광명·성남·평택시 등 도내 3곳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로 직·간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받은 도민을 위해 도입한 ‘보편적 먹거리 복지'는 이 지사가 지난해 1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늘어나는 코로나 장발장…여러분의 제안을 기다립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국민들의 의견을 구하며 차근차근 준비해 시작됐다.

 

지난 2014년 성남시장 시절 전국민에게 생소했던 '주빌리은행'을 도입해 서민의 고통을 기꺼이 떠안은 이재명 지사가 '극저신용대출'과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에 이어 코로나19 위기 속 또 한번의 보편적 복지를 전격 도입한 것이다.

 

긴급하게 먹거리와 생필품이 필요한 도민이 푸드마켓 사업장을 방문하면 즉석빵, 음료수, 마스크, 위생용품 등 사업장 내 기부 물품 5종을 1회 우선 제공하고, 이후 방문자가 동의하면 해당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명단을 통보해 추가 복지서비스를 지원한다.

 

경기도만의 빛나는 나눔정책은 시행 이후 지난 15일까지 광명시 808명을 비롯해 성남시 680명, 평택시에서 718명이 방문했고, 타 지역에서도 소문을 듣고 방문해 방문자는 연일 늘고 있다.

 

'복지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말의 힘일까. 경기도민 모두 무료로 누릴 수 있는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푸드마켓에 자신의 물건을 기부하는 사람도 늘었다.

 

실제 성남열린푸드마켓에서는 밤 사이 익명의 도민에게 양념갈비와 구운 계란 등이 담긴 봉투를 받는 일도있었다. 광명과 평택에서도 즉석밥과 음료, 귤 등 꾸준한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방문자가 늘수록 근무자의 피로도 늘고 있다는 점은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기존 업무에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 업무까지 추가됐지만 근무인원은 광명 6명, 성남 5명, 평택7명으로 여전히 소수의 몫이다.

 

먹거리 그냥드림 시행 이후 성남의 푸드뱅크 직원들은 하루 100여개의 먹거리를 포장한다. 포장에 그치지 않고, 화성의 물류창고까지 먼길을 달려가 도민들에게 제공할 먹거리를 직접 가져온다. 가져온 먹거리를 풀고 서류작업까지 마치면 퇴근은 오후 9시가 넘어서야 가능하다.

 

조해정 성남열린푸드마켓 점장은 “힘든 시기에 위로가 되는 것도 중요한 복지”라며 “그냥드림 코너로 기부문화가 퍼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취지에 공감해 자원했지만 직원들이 번아웃이 오는 것 같아 미안하다. 그냥드림 코너가 지속되려면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의 '보편적 먹거리 복지'는 이달 중 31개 시·군별로 종합, 장애인, 노인복지관 등 복지시설 중 1곳씩에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 설치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노숙인들을 위해 부천과 의정부의 노숙인 시설 2곳에 이달 중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냉장고’를 설치해 당일 물량 소진 시까지 떡을 무료 제공하고, 수원과 성남, 안양, 안산, 시흥의 노숙인 시설 5곳에서는 방문이 어려운 노숙인에게 음식쿠폰을 따로 지급한다. 
 

[ 경기신문 = 박환식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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