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방울토마토는
꼭지가 꽃이다
꼭지가 별이다
바구니를 들고 별들에게서
동그란 위성 똑똑 딴다
별은 원래 방향이 없다
동그란 것들은 방향이 없어
굴러가는 쪽을 방향으로
제멋대로 굴러가면 된다
어디까지 가 볼까
동쪽으로 멀어질까
서쪽으로 다가갈까
엉뚱한 방향으로
부딪치다 튕겨져 나간다
빨간 위성을 가르면
별의 씨앗이란 너무 부드럽다
빨간 방울토마토를 먹는 동안에는
내 입속에 아무런 방향도 없다
이때 말들을 저장해 놓으면 좋겠다
방울토마토가 멈췄다
한순간
아슬한 난간 위 떨어질까 말까
한 마음이 한 마음을 붙들고 있다
저자 약력
대전일보 신춘문예당선,
시집 [시간이 머무른 곳], [덤불설계도] 외
유심신인상, 천강문학상, 한올문학상
국전 우수상(서양화 비구상)
현재 : 삼정문학관 관장, 한국미술협회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