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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이영애·세종대왕이 조선족?…도 넘는 중국의 역사 훔치기

中 위키피디아, 김연아·김구·세종대왕 등을 조선족이라고 소개
'조선족=한민족'이라며 한국인 전체를 中 소수민족으로 매도
'랜선 동북공정' 갈수록 심화…최근엔 김치·한복·갓도 중국 문화라고 주장
서경덕 교수 "韓 문화 열풍에 생긴 위기감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보여"
"잘못된 주장 짚으면서, 오히려 우리 문화 올바르게 알리는 기회 삼아야"

 

중국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벌이는 동북공정, 이른바 랜선 동북공정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김치나 한복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자기네들 것이라 우기더니, 이제는 피겨 여왕 김연아·배우 이영애 등 해외에도 잘 알려진 국내 스타들이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이라는 억지 주장을 하고 나섰다.

 

9일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중문판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를 비롯해 배우 이영애, 한국 최초 우주비행사 이소연, 전 UN 사무총장 반기문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유명 한국인들을 조선족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심지어 세종대왕, 백범 김구 등 역사적 위인들까지 조선족 대표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편집이 가능한 백과사전으로, 중문판에 있는 조선족 정보는 중국에서 의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는 조선족과 한민족이 '동의어'라면서, 조선족이 한국에 5000만 명, 중국에 230만 명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조선족은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 중 하나다. 중국 동북3성에 주로 거주하며, 한민족 혈통을 지니기는 했지만 엄연히 중국 국적의 국민이다.

 

한국인을 가리키는 '한민족'과는 구별해 써야 하는데, 마치 한국인 전체가 중국의 소수민족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 중문판에도 영어로 'koreans'나 중국어로 '한민족(韓民族)'을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조선족' 위키피디아가 나타난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에는 시인 윤동주와 윤봉길, 이봉창 등 독립운동가의 국적을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랜선 동북공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중국은 한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를 '중국 전통 요리'라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으며, 한국 전통 의복인 한복과 갓을 중국의 문화라고 왜곡하고 있다.

 

또 한국 최초의 창작 동요인 '반달' 까지 중국의 조선족 민요로 소개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역사 훔치기가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배경을 다민족국가인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지향하기 위해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의 의도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한류열풍 등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랜선 동북공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그동안 중국은 자신들이 아시아 문화의 중심이라고 자부해 왔으나, 최근 전 세계에서 영화나 드라마, K-POP 등 한국의 문화가 아시아 문화를 선도하면서 일종의 위기감을 이런 식으로 표출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국의 역사 왜곡은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서 교수는 "잘못 주장된 것들을 제대로 짚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오히려 이런 기회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인에게 올바르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이성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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