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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한국 호러 토양을 남다른 애정으로 비옥하게 가꿔가고 있는 안병기 감독(37)이 김규리ㆍ이세은ㆍ이유리를 주연으로 내세운 '분신사바'를 들고 오는 8월 5일 관객을 찾아간다.
'가위'(2000년), '폰'(2002년)에 이어 2년마다 여름 이맘때면 어김없이 한 편씩 내놓고 있는 '안병기표' 직인이 찍힌 세번째 공포영화.
'분신사바'는 정통 호러물을 표방한다. 그래서 공포영화의 전통적인 문법을 충실하게 따르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관객이 공포물을 찾는 마음을 잘 꿰뚫고 있는 영리한 호러물이라 할 수 있다.
관객이 오싹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공포장치를 스크린 곳곳에 매설해 공포의 궁지로 몰아넣는다. 일단 '관객 놀라게 하기'에는 성공한 편이다.
어느 시골 마을에서 억울하게 죽은 원혼이 산 자의 몸을 빌려 복수하는 과정이 영화의 기본 구조.
영화는 정통 장르를 앞세우는 만큼 여러 공포영화에서 사용했던 무시무시한 장면들을 끌어와 '안병기식'으로 재치있게 재포장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제시한다.
귀신이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섬뜩하고 큰 눈을 밑으로 내리 깔았다가 약간 위로 치켜올렸을 때 객석에는 싸늘한 냉기가 흘러 넘친다.
마치 드라큘라 영화 속에 나오는 중세의 성을 연상시키는 음침한 여고 교사를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는 배경은 공포 공간으로는 제격이다.
어쩌지 못할 어둠의 힘에 눌려 머리에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시너를 끼얹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여학생들의 잇단 자살장면은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거울 속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원혼이 기어나오는 대목은 일본 공포영화 '링'의 유명한 장면, 즉 사다코가 TV 모니터에서 한 마리 짐승처럼 기어나오는 장면을 모방했지만 더욱 소름돋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불길처럼 번져가는 공포 전달에 무게 중심을 둔 나머지 스토리 전개가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고 못하고 흐트러지고 마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매끄럽지 못하고 단절된 듯한 느낌을 주면서 뒤로 갈수록 관객의 몰입을 방해한다.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온 학생이 '왕따'에 시달린 끝에 귀신을 부르는 '분신사바' 주문으로 저주의 영혼을 불러내 학교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던 앞부분의 스토리가 뒷부분으로 가면서 적절한 설명없이 방향감각을 잃은 듯 전혀 다른 쪽으로 흘러가면서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여고괴담' 같다고 여기던 학원 공포물이 '전설의 고향'의 한 대목을 스크린에 옮겨놓은 슬프고 애절한 원혼 복수극으로 바뀐 느낌이라고 할까. 아니면 서로 성격이 다른 공포물 두 편을 뒤섞어 놓은 혼합 호러물이라고 할까. 이런 이질감은 안병기 감독이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분신사바'는 영화로 제작되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시나리오만으로 공포영화 강국 일본에 300만 달러에 수출됐을 뿐 아니라 이후 홍콩과 대만 등 동남아 지역은 물론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에까지 판매됐다.
'폰'에 이어 미국 직배사인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가 투자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는 물론 오는 8월 동남아시아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상영시간 92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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