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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의 징검다리] 박형준 후보, 후안무치하다

 

 

지난 3월4일 박형준 교수가 4월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됐다. 후보선호도로 보나 정당지지도로 보나 박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다. 박형준은 지식인으로도 정치인으로도 만만하지 않다. 지식인 박형준이 자유주의와 공화주의를 신봉하는 중도보수성향의 논객이라면 정치인 박형준은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신사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박형준은 MB정권의 실세 중 하나였다. 2008년6월부터 2009년8월까지 청와대 홍보기획관, 2009년9월부터 2010년7월까지 정무수석을 지냈으며 그 후에도 시민사회특보를 지냈다. 나는 박형준 후보가 청와대시절 국정원의 불법 사찰과 공작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활용했는지, 아니면, 소극적으로 묵인하며 편승했는지, 아니면, 외부에 소리 내지 않고 중단시키려 노력했는지, 검증하고 싶다.

 

박형준은 MB청와대 홍보기획관 시절 2회, 정무수석 시절 1회 등 총3회에 걸쳐 4대강 사업관련 민간인 사찰 등 국정원 활동내역을 공식 보고받았다. 이 사실은 ‘환경부 자료요청에 대한 국정원 회신내용’이라는 제목의 환경부 보도자료(2018.7.)로 이미 공개된 바 있어 박 후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더욱이 박형준 교수는 2017년8월10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청와대시절 국정원의 댓글부대 운영사실은 몰랐지만 “국정원에서 국내관련 정보보고는 늘 받았”노라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그렇다면 정무수석 시절 국정원의 여야국회의원 사찰정보도 늘 보고받았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국정원의 국내관련 정보보고를 당연하게 생각할 경우 정무수석은 업무의 속성상 여야국회의원 신상정보를 주문 생산해서라도 받아볼 것 같기 때문이다.

 

진짜 문제는 청와대시절의 박형준이 국정원의 국내관련 정보를 아무 문제의식 없이 보고받았다는 데 있다. ‘국정원을 국내정치에 끌어당기다니 이게 무슨 짓이냐’고 따지며 국정원의 불법사찰을 중단시키려 애쓴 흔적이 없다. 요컨대, 입만 열면 권력에 원칙과 상식, 절제를 주문해온 박형준은 막상 권력을 쥔 청와대시절 원칙과 상식, 절제를 저버리고 국정원의 불법사찰과 공작보고를 당연시하는 이중성과 취약성을 보였다.

 

MB정권은 집권초기부터 정권안보에 국정원을 동원하여 반대세력을 탄압한 악질 정권이었다. 알고 보니 블랙리스트와 불법사찰, 정치공작의 끝판 왕이기도 했다. 불법무도 MB정권의 핵심실세, 박형준은 도대체 무슨 낯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한 것일까. 그는 과연 본인의 역사적 업보를 씻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