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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법 개정…업계는 ‘벙어리 냉가슴’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전부개정안 입법예고
공정위 “거래 커짐에도 플랫폼 ‘중개자’ 면책”
판매자 정보제공 의무화, 손해배상 연대책임도
“규제일변도, 소비자에 책임 지우는 결과” 반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자상거래법 개정 추진으로 플랫폼 업계 불만이 쌓이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정부·여당 눈치를 보며 공개적인 비판은 자제하나, 이에 대한 비판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모양새다.

 

공정위는 지난 5일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전부개정안의 입법 예고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날 입법 예고 자료에서 “온라인 플랫폼 거래 비중이 늘어나고 거래 관여 역할이 증가함에도 플랫폼은 중개자란 고지만으로 면책돼 소비자 피해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입법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기존 ‘통신판매업자’로 정의된 용어를 ‘전자상거래 사업자’로 규정하고 ‘온라인플랫폼 운영·이용 사업자’, ‘자체 인터넷 사이트 사업자’로 정의해 구분했다. 이에 따라 쿠팡, 네이버, 배달의민족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법 적용의 최우선 대상에 오른다. 동시에 개인간 거래를 중개하는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소비자와 판매자 분쟁시 플랫폼 사업자에게 판매업자의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부과했다. 여기에 청약철회권 등으로 소비자에 불리한 계약 금지, 대금환급·손해배상에 대한 플랫폼 사업자의 연대책임 등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오는 14일까지 해당 법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40일간 업계 등 관련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 밝혔다. 하지만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관련 단체들은 “업계 의견을 무시하고 형식적인 절차만 마친 상태로 입법예고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일 낸 공동 입장문에서 “단 한 번도 이해관계자 간담회에서 개정안을 공개하지 않고 비판적 의견이 제기될 골자는 제외한 요식행위만을 종용했다”며 정부가 정상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가장 논란거리가 된 판매자 신원정보 제공 의무화 및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손해배상 연대책임도 지적했다. 이들은 “통신판매·중개업자의 고유 책임을 연대책임이란 형태로 부당하게 확장 하려한다”며 “전자상거래법이 개인에게 직접 분쟁해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이의 제기했다.

 

공정위의 해당 입법안에 대한 플랫폼 업계의 공개적인 비판은 자제되는 상황이다. 거대 여당 정국에서 소상공인 위주 정책 방향에 반기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에 대한 업계 내부의 불만 누적은 날이 갈수록 쌓여가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정부가 유통업계에 규제 일변도로 나오고 있다. 이익공유제부터 이번 법안까지 시장상권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기업들을 과도하게 규제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대책임은 택시-쏘카 사례처럼 기업이 리스크를 감안하고 신사업 도전을 규제로 막는 것은 기업의 사업 확장 의지를 꺾고 소비자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기업입장에선 안정적인 보수 유지 위주로 사업을 흐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 플랫폼 기업 관계자도 우려를 표했다. 관계자는 “취지를 이해하더라도 소비자와 판매자 분쟁 시 판매자 신원정보를 플랫폼 업체가 제공한다는 것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효용성 있을지 의문”이라며 “C2C(소비자간 거래) 등도 신산업으로 일괄 포괄해 규제하려는 것은 결과적으로 소비자에 책임을 지우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계 역할인 플랫폼 사업자에 책임성을 강화하려한다 해도 플랫폼 사업자가 책임 부담을 위해 판매자의 사업에 관여할 순 없다”며 “이런 부분들을 간과하고 일괄 제재한다면 세세한 부분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를 (정부·국회에) 잘 전달 해야하는 것이 플랫폼 사업자들의 몫”이라 평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