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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수의 인천얘기 13 -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인천상공회의소의 새 수장이 지난주 결정됐다. 9일 치러진 경선에서 심재선 (주)공성운수 대표이자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선출돼 앞으로 3년 동안 인천상의를 이끌게 됐다.

 

심 회장은 당선 직후 “경기 침체 상황이 이어져온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 사태까지 겹쳐 기업 환경이 너무 어렵다”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기업의 성장동력과 인천지역 경제의 새로운 도약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그가 인천상의 회장 후보로 거론되기는 몇 년 전부터다. 본인도 굳이 부정하지 않았고, 사람들도 그의 이름을 자주 입에 올렸다. 하지만 또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회장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아쉬움은 컸겠지만 당시 본인도 그러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야기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3월12일 인천상의 회장을 뽑기 위한 선거가 치러졌다. 먼저 나선 이강신 영진공사 대표에 박주봉 당시 대주중공업(현 대주·KC) 회장이 후발 주자로 뛰어들어 도전하는 형국이었다. 투표 결과 이강신 대표가 당선됐지만 상의가 새긴 이래 줄곧 합의에 의한 추대에 익숙해왔던 상의 의원(선거인단)들과 지역사회에는 무척 낯선 풍경이었다.

 

선거 후 ‘인천상의 회장 경선’은 한 동안 화젯거리였다. 바람직했다는 평가에 그렇지 못했다는 반박, 갑론을박이 오갔다. 3년 뒤인 2018년에도 양상은 비슷하게 전개됐다. 또다시 두 사람의 대결로 좁혀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강신 회장은 선거 없이 재선에 성공했다. 박주봉 회장은 차관급 정부기구인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취임했다. 막판에 추대 형식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차기 회장의 구도도 이때 그려졌다.

 

막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여름 끝무렵, 한 찻집에서 심재선 회장과 만난 적이 있다. 지난 2~3년 간 차기 상의 회장 후보로 자천타천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는 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내년 상의 회장 어떡하실거예요?” “이미 결정돼 있는데... 제가 (합의가 이뤄진) 그 자리에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생각을 완전히 거두신건 아니죠?” “(웃음)... 선거는 의원들이 하는 것이기는 하죠.”

 

그는 차기 상의 회장에 대한 합의가 몇몇 인사들 간에 일찌감치 이뤄져 있었다는 점을 밝히면서도 본인의 속마음을 굳이 감추지도 않았다. 불과 두어 달전까지 상황은 이렇게 흘러왔다.

 

그러다 올초 국면에 변화가 왔다. 오랜 기간 인천상의 회장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박주봉 회장이 현재 맡고 있는 업무에 더 충실하면서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면서다. 그는 지난 2월26일 5대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다시 위촉돼 3년 간의 임기에 들어갔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심재선 후보의 단독 추대가 유력시됐다. 그러나 다시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생겼다. 박정호 브니엘네이처(주) 대표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결국 6년 만에 경선을 치른 끝에 제24대 인천상의 회장이 가려졌다. 

 

심재선 회장이 인천상의 회장에 안착하기까지에는 이런 곡절이 있었다. 15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그의 앞에는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굵직한 과제들이 쌓여 있다.

 

우선 기업들이 무척 어렵다. 몇 년전부터 세계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사태의 장기화는 많은 기업들의 목을 옥죄고 있다. 당장의 어려움 극복이 시급하다.

 

또 급변하는 경제 패러다임에 맞춘 중장기적 전략 구축도 중요하다. 세계 각 나라는 물론 지역들이 미래 먹거리산업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의 마당에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다.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적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는 경제의 사슬을 감안할 때 작금의 어려움은 어느 곳이나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효율적으로 이겨내느냐는 전적으로 그 나라 또는 지역의 역량에 달려 있다.

 

지역 상공업계를 대표하는, 무려 1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천상공회의소의 수장으로서 심재선 회장이 선거 전 내놓은 공약이 인천의 미래 경제비전을 제시하기에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향후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인천상의 활동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도 귀담아 들을 대목이다. 그 ‘예전’이 정확히 언제를 가리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말이 나온 지는 꽤 된듯 싶다. 이제는 상공회의소가 기업들의 권익은 물론 지역사회의 발전과 미래비전을 위한 활동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은 당위성이 충분하다.

 

심재선 회장은 부지런하다. 성격도 모나지 않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인천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쌓아 올린 인맥도 각계각층에 두텁다. 넓지 않은 지역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독이 될 수도 있는 장점을 득이 되는 쪽으로 십분 살려 ‘인천경제’호를 끌어갈 그의 항해가 순항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 인천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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