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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어벤져스] 콘크리트 그리고 실내 정원

 

 

건물 안에는 숨겨진 에너지원이 있다. 추울 때는 열을 주고 더울 때는 찬 기운을 불어주는 난방 기기이며 냉방 기기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콘크리트, 대리석, 화강암 등 중량 물질로 구성된 바닥재, 벽체들이다. 이 중량 물질은 단위 체적대비 열용량이 높아서 많은 에너지를 품을 수가 있어 천연 에너지 저장소로 작동한다. 한여름 낮에 대리석 건물에 들어가면 시원함을 느끼는 것은 대리석 표면과 사람의 피부가 복사 열교환을 통해 인체로부터 열을 뺏어가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 이 구조체에 흡수된 에너지는 역으로 주변으로 방출된다. 실내공간을 감싸는 구조체와의 복사에 의한 인체의 열 흡수와 방출은 공기에 의한 열교환보다 쾌적감과 건강에 더 좋다. 몇몇 건축가들은 이러한 구조체와 인간의 복사 열교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실내 천정재와 벽체 마감재를 모두 제거하고 콘크리트 표면 그대로 노출되도록 하곤 한다. 천정재나 마감재가 복사 방사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거친 표면의 화강암 보다는 매끄러운 표면의 대리석이 복사 방사율 면에서 더 유리하다. 보기에도 좋고 열쾌적면에서도 좋으니 대리석은 실로 고급 자재인 것이다.

 

이 천연 에너지 저장소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으나, 도대체 언제 어느 정도의 열을 저장하고 방출하는 지 알 수가 없다. 최근까지도 건물에 냉난방부하 계산할 때 이 구조체의 열용량에 의한 효과를 고려치 않았었다. 그 결과 실제 필요보다 훨씬 큰 보일러와 냉동기를 설치하게 된다. 필요 이상으로 큰 기기들은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것이니 그만큼 탄소배출량이 커진다. 최근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1년간의 1시간 간격의 기상 데이터, 건물 구조체 물성치, 사용 패턴 데이터를 사용하여 건물의 열전달을 모사하여 구조체의 열 흡방출량을 추산해 내려는 기술이 개발되어 왔다. 건물의 구조체에 에너지 저장 분량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을 계절별로 추산해 냄으로서 그 분량만큼 보일러와 냉동기 용량을 줄일 수 있다. 에너지 저장 면에서 콘크리트가 리튬이온 배터리 보다 더 저렴하고 안정적이나 주목을 못받고 있다.

 

현대 건물이 고층화하면서 건물 구조체는 경량화를 요구하게 되었는데 가벼우면서도 열용량이 높은 구조체를 건물 자재로 사용할 수는 없을 까? 상변화물질(Phase Change Material)로 이루어진 건축자재가 이 문제에 도전한다. 건물 자재용 상변화물질은 물질의 상태가 상온에서 변화(액체에서 고체, 고체에서 액체)하면서 열의 흡수와 방출을 콘크리트나 대리석보다 더 많이 하는 물질이다. 상변화물질을 주입하면 고층 경량 건물에서도 석굴암 안에서와 같은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런 첨단 제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실내 열용량을 높이는 방법은 실내공간에 돌, 흙, 자갈 등을 들여놓는 것이다. 돌, 흙, 자갈을 식물과 같이 놓는다면 그 공간은 공기질과 열 쾌적면에서도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땅이 모자라는 도시에서 야외 공원을 일부러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도심 건물 안에서 실내 정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어떨까? 더 친환경적이며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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