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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스타의 스타트랙] 시상식 (施賞式)

 

지난 2021년 3월 14일 제 63번째를 맞는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가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원래 1월 31일로 예정되어있었지만, LA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로 다소 미뤄져 치뤄진 것이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 (Recording Academy)의 주관으로 열리는 이 시상식은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나 ‘최고 신인상’ 그리고 ‘각 장르의 최우수상’ 등의 주요 부문 외에도 83개의 부문에 걸쳐 시상했다. 63년 시간이 쌓아 올린 전통 속에는 그래미 어워드의 무게감이 크게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그 선정 과정에서의 기준이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미는 시청자와 팬의 투표가 아닌 뮤지션, 음반산업 관계자 및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들을 뽑게 되는데, 단순하게 당시 인기의 반영 부분이 크게 작용하는 여타 시상식과 다른 차별점을 갖는다.  

 

행사는 세 시간 반 동안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었는데, 이번 그래미 어워드의 한국에서의 가장 큰 이슈는 방탄소년단의 수상 여부가 아니었을까 한다. 이미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 삼사 년간 수상한 바 있고, 행사 당일 퍼포머 라인업에도 올랐던 만큼 그 기대는 더욱 컸다. 하지만 결국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은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에게 돌아가고 말았다.

 

그래미 어워드가 전 서계 팝 음악의 시상식 중에서는 가장 크고 권위가 있는 시상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행사이지만, 여전히 보수적이고 유색인종과 여성 그리고 비영어권 뮤지션에 대한 끊이지 않는 차별 논란으로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끝없이 제기되어왔다. 그런 그래미에 ‘우리나라’의 방탄소년단이 그 이름을 올리려 했다. 물론 노미네이트 된 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이라고 볼 수 있지만, 아쉬운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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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매년 그래미 어워드를 보며 내심 부러워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음악의 스펙트럼과 그 무대를 채운 전설과 전설이 되려고 하는 자들의 에너지가 부러웠다. 단순한 전관예우의 느낌이 아닌 여전히 정력적인 선배 뮤지션을 위해 마련된 무대가 부러웠다. 주류의 팝 음악 이외에도 수많은 장르의 음악을 소중하게 다루려는 분위기가 부러웠다. 정말 음악인들의 축제 같아 보여 부러웠다.
 
방탄소년단의 수상 불발 그리고 시상식 후 캐나다계 뮤지션 위켄드(The Weeknd)를 위시한 여러 가지 잡음들에 대해 안타까움은 있지만, 여전히 그래미 어워드는 그래미 어워드였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권위가 있는 메이저 음악 시상식을 이야기해보라면 쉽게 말하기 힘들 것이다.

 

기준은 확실해 보이는듯하지만, 당위성은 모호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역사는 생겨가지만, 관록은 깊어지지 않는다. 흐름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겠으나, 눈에 보이는 유행만을 좇아 한 해 한 해 남는 것 없이 소모되거나 잊히는 소중한 음악 재산들에 안타까운 느낌이 들어 씁쓸하다.

세계적으로 K-Pop의 위용이 높아져 가는 지금, K-Pop의 경계를 우리 안에서 더 크고 탄탄하게 키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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