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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반도체 자립’ 선언…득과 실 사이 韓 반도체

“美 반도체, 기다릴 여유 없다” 공격적 투자 요구
바이든 ‘반도체 강국’ 건설, 실상은 對中 주도권 확보
중국, 국가주도 반도체 육성...세계 시장 35% 차지
‘고래 싸움 새우’된 韓 반도체, 제도정비·해법 요구돼

 

미국이 사실상 '반도체 자립'을 공식화하며 '공격적 투자'를 천명했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고 글로벌 첨단 산업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읽히는데,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반도체 화상회의’를 열고 19개 반도체·완성차 등 글로벌 기업을 초청했다. 이 가운데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도 초청받아, 총수 이재용을 대신해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장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직접 반도체 웨이퍼를 손에 들고 “이것(반도체)은 인프라다.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 수리가 아닌, 오늘의 인프라 구축을 해야한다”며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기다리지 않듯, 미국도 기다려야할 이유가 없다”고 미국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 확대 요청 및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대, 관련 일자리 계획을 밝혔다.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 패권 선점을 위해 국방부·상무부 등에 28조원을 기술 개발비로 투자할 계획이다. 또 17조원 규모의 연방 기금으로 자국 파운드리를 지원하고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중국의 반도체 주도권 성장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갈 방침이다.

 

바이든의 요청은 표면적으론 미국 반도체 산업 중흥과 일자리 문제 해결 등이 목적이나, 실제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본격적으로 대항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 질서와 연관되는 글로벌 첨단 산업 및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미국이 되찾겠다는 의지다.

 

중국은 앞서 2015년 국가전략계획 ‘중국제조 2025(MIC2025)’를 발표해 국가 주도의 반도체 강국 건설을 천명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7%이나 반도체 산업 육성 관련 법 정비 및 지원, 반도체 자급률 목표치 70% 설정, 5G 상용 네트워크 건설 등 다방면에서 반도체 육성에 전폭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중국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 세계 시장 규모의 35%를 차지할 정도다.

 

삼성전자에 대한 백악관의 요청은 국제 정치적으로는 미국 주도의 대중(對中) ‘반도체 동맹’에 동참하라는 요구로도 해석된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삼성전자의 경쟁사이자 파운드리 분야 1위인 대만 TSMC가 참석해 그 상징성이 더해졌다. 또 미국 대표 자동차·방산 기업인 포드·GM 및 노스럽그러먼 등을 초청해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의 주목은 일견 반길 일이나, 반도체 산업이 국제정치적 관계로까지 얽히면서 미·중 모두에 반도체 공장을 둔 두 대기업은 양국으로부터 반도체 공장을 더 증설하라는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양국의 반도체 굴기로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 및 제도 정비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

 

정치권에서 반도체 기업에 대한 규제 조정을 비롯해, 국제정치적 관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필요성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이 자유무역에 따른 상호 호혜주의가 아닌, 미국 우선주의를 따른 ‘미국 내 생산(Made in USA)’을 요구하기에, 이것이 장기적으로 한국과 한국 반도체 산업에 득 또는 실이 될지 분석하는 전략적 안목도 요구된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