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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대북적대시정책 철회와 북한비핵화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시민 15만명 앞에서 행한 그 연설을 지켜보면서, 이제 남북의 실질적 평화시대, 나아가 남북연합의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 조였던 기억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분단 70여년의 역사가운데 그 날처럼 한반도 평화의 꿈을 그렇게 구체적으로 실감했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북한이 문재인정권에 대한 강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 해 김정은위원장 신년사와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 이 후 특사파견에 따른 북미정상 만남의 주선과 4·27 판문점 남북정상의 만남에 이은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실현, 결과물인 합의문에서 북이 그간 그렇게도 바라왔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새로운 북미관계수립이라는 성과를 얻게 되면서 우리 문재인정부의 중재능력과 대미 영향력에 대하여 새로운 평가를 내린 결과가 평양 5.1경기장에서의 문대통령 연설이었다고 필자는 굳게 믿는다. 1년 남은 이 정부가 ‘꽃피는 봄날’을 다시 보고 싶다면 현 상황에 대한 바른 인식과 대안책을 강구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지난 달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이후 최선희 외무성제1부상 담화 내용의 행간을 잘 읽는다면 우리가 남북문제, 그리고 북미관계에 중재자로서의 바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북한의 생각을 단순명료하게 우리식 버전으로 해석해 보면, 3년전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뒤돌아보라. 우리는 당신들을 굳게 믿었었다. 그 약속들을 생각하라. 당신들이 그 약속들을 지킬 의향이 있다면 우리도 대화에 나갈 의향이 있다. 다시 말해 남북정상회담에서 했던 약속 사항인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그리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약속 사항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북미회담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속내는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는 북한식 표현인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다음 달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을 잘 활용하자. 지금 정부 당국의 해당 부서들에서는 정상회담 의제 선정과 대미조율 방향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미 접촉에 임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북미대화의 장에 나서도록 심리적 압박을 줄 방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미정상회담 전 북한에 특사를 파견, 북한의 속내를 직접 알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북한도 새롭게 등장한 바이든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달 초 북한의 노동당말단세포비서대회 내용을 보면 북한의 경제사정이 매우 안 좋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만약 내달 한미정상회담과 이후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기조 발표에서 대북제재 해제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포함 서해해상과 휴전선 일대에서 고강도의 도발을 감행, 북한내 불안요소를 외부로 방출할 방도를 찾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감정표출도 격할 수밖에 없다. 지난 ‘꽃피던 봄날’을 곱씹어 보며 무엇이 우리의 최고 국익이고 절박한 사안인가를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 사태, 바이든 정부 등장, 마지막 1년 남은 임기, 그리고 미중갈등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용기와 지혜를 가지고 결단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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