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랍·피살에 관한 국내 신문의 보도에서 '희생양 찾기'나 '영웅 만들기'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한국언론재단이 발행하는 '신문과 방송' 8월호에 6월 21일∼7월 7일 조선·동아·한겨레·문화 4개 일간지의 관련 기사 477건을 분석한 결과를 실었다.
김선일씨 기사의 취재원으로는 정부(26.8%)가 가장 많이 등장했으며 외국 정부 나 기관(25.2%), 외신(14.3%), 정당(11.7%), 이익집단(8.8%), 김선일씨 주변(4.8%), 다른 언론(4.7%), 전문가(3.7%) 등이 뒤를 이었다.
최 교수는 "김씨 관련 기사는 외신이나 정부, 또는 외교 소식통을 이차적으로 인용하는 보도가 대부분이었는데 정보 수집 능력에 한계를 드러낸 한국의 외교 소식통을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오보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지목하거나 시사한 김씨 사건의 책임은 6월 23일까지는 테러리스트에 쏠리다가 다음날부터는 정부에 집중되는 양상으로 바뀐다(김씨의 피살 소식은 국내에 23일 새벽 알려졌으나 23일자 조간에는 대부분 생존해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6월 23일 이전에는 테러리스트 110건, 정부 32건인데 비해 그 뒤로 80건과 168건으로 역전됐다.
가나무역의 책임을 지적한 기사는 29건, 부시 미대통령과 언론은 각각 8건, 김씨의 책임을 거론한 기사는 2건이었다.
이를 신문사별로 보면 정부에 책임을 물은 비중은 한겨레 55.2%, 동아 42.4%, 조선 34.3%, 문화 33.3%의 순이었고 테러리스트 비중은 문화 48.8%, 조선 46.1%, 동아 42.4%, 한겨레 24.6% 등의 순이었다.
최 교수는 "9·11 테러를 당한 미국 사회나 언론이 부시 행정부의 책임을 곧바로 묻지 않은 것은 미국 정부도 희생자라는 인식 때문"이라면서 "살인자가 명확한 마당에 한국 사회와 언론은 같은 피해자인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서로 비난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가 정부의 책임을 많이 물은 것은 테러리스트의 '파병 철회' 주장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에 대해 "김씨 사건을 이라크 파병 이슈와 연계를 해야 하는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씨 사건을 파병과 연결시킨 기사의 비중은 한겨레(30.6%)에서 가장 높았고 나머지는 16∼20% 수준이었다.
이어 최 교수는 "김씨에 관한 사실적인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신문들은 이라크 내 그의 선교 목적과 활동까지 보도함으로써 테러리스트를 오히려 자극했으며,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라크로 건너간 김씨가 피살 이후 보도 과정에서 애국 영웅 정도로 그려지는 것을 보고 적지 않은 독자가 괴리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주제별 전개양식을 보면 피랍과정, 피살과정, 피살 후 과정의 에피소드 비중은 각각 40.3%, 26.2%, 23.5%에 그쳤다. 반면에 김씨 소개나 석방 노력에 관한 기사는 각각 80.0%와 74.1%가 에피소드로 채워져 감정적 보도로 기울었다.
방송3사 저녁 종합뉴스를 분석한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심층보도 분야에서는 KBS가 가장 돋보였으며 SBS는 피살 소식이 알려진 23일 다른 두 방송사보다 훨씬 많은 기사를 내보내는 몰아치기식 보도 행태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6월 21일부터 6일간 저녁종합뉴스의 보도 건수는 SBS 94건, MBC 92건, KBS 80건이었는데 23일 보도 건수는 SBS 34건, MBC 26건, KBS 21건이었다.
대신 KBS는 'KBS 스페셜 긴급기획', '생방송 심야토론', '일요진단', '일요스페셜', '현지르포' 등을 편성하는 등 다양한 기획을 생산하고 공론 수렴의 장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MBC도 '신강균의 뉴스 서비스 사실은', '생방송 이슈&이슈', '시사매거진 2580', 'PD수첩', `100분 토론' 등을 통해 심층 프로그램을 내보냈으나 SBS는 'SBS 대토론 이것이 여론이다'와 '그것이 알고 싶다' 두 차례에 그쳤다.
그는 방송3사 보도의 문제점으로 △추측성 보도에 의존 △인질에게 불리한 정보 제공 △진실은 없고 의혹만 제기 △정보적 가치보다 스케치성 감상보도 우선 등을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