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이름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생애 최초 실수요자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풀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수급과 부동산 해법에 있어 정부의 기조나 당 주류와는 다른 목소리를 냈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당권을 거머쥐었다.
송 대표는 지난 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총 득표율 35.60%을 기록해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35.01%)을 아슬하게 제쳤다. 불과 0.59%p 차이였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송 대표는 35.95%, 홍 후보는 36.62%로 이 둘의 득표율 차이는 0.67%p 불과했다. 전체 득표차(0.59%p)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강성 친문 성향 권리당원의 표몰이가 생각보다 약했다는 평가다.
대의원 투표에선 송 대표가 34.97%를 얻어 홍 의원(34.47%)을 살짝 앞섰다. 세 번째 도전으로 인지도가 높은 송 대표는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선 40.38%의 표를 얻어 홍 후보(31.41%)를 크게 따돌렸다.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모두 '친문'으로 채워지면 민심과 동떨어져 내년 대선에서도 연패(連敗)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또 다수의 대의원과 당원들이 친문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근택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송 대표가) 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고 했다. 그렇게 좀 변해야 다음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할 수 있겠다고 했다"며 "이런 여론이 당원들에게 좀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새롭게 선출된 최고위원에는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원내 대표를 비롯해 친문 지도부에 둘러싸인 모습인 송 대표가 과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물음표도 붙는다.
당대표가 되고 처음 한두 가지 문제 정도는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 결과가 좋으면 향후 계속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 전 상근부대변인은 "송 대표 같은 경우는 5선에 인천시장 하고 정치 오래했다. 그렇게 본다면 어떤 소신을 하거나 아니면 이런 것에 대해서 최고위원들과 갈등이 생기거나 그럴 여지는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성공모델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면 된다"며 "선거 한 2, 3일 전까지 거의 모든 당 원로나 중진과 싸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