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형배 국회의원(광주 광산구을)이 7일 대선후보 경선 연기론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친문계인 전재수 국회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이 전날 페이스북에 "경선연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민 의원은 '경선연기는 대선 승리의 길이 아닙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 당 두 분 선배의원께서 내년 대통령 후보 경선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옳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경선연기는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당 지도부가 이런 논란이 더는 뜨거워지지 않도록 서둘러 정리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에 경선연기를 주장한 전재수 의원의 주장에 조목조목 다른 의견을 냈다.
민 의원은 우선 '코로나 19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경선은 국민들의 고통 외면'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혐오에 무릎 꿇는 자세처럼 보인다. 민주당 경선은 시끄러운 싸움판이 아니다. 민주당 경선은 국가의 미래비전을 놓고 경합하는 성장의 과정이다. 그 비전 속에는 마땅히 국민고통을 치유하는 안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21대 총선과 올해 4.7 재보선 등을 예로 들며 "코로나19는 경선의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후보경선 과정을 멀뚱멀뚱 쳐다만 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치는 주권자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타 정당과 하는 경쟁이나 싸움도 주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과정이다"며 "국민의힘이 이전투구 싸움을 시작할 때 민주당은 두 달이나 먼저 오직 주권자 시민들만 바라보며 ‘마음을 얻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9월, 국민의힘은 11월 대선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 경선을 당초 일정대로 치러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헌·당규를 바꿔 서울과 부산에 모두 후보를 냈고, 크게 패배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한 해도 지나지 않아 두 번씩이나 당헌·당규를 바꾸는 정당이라면 주권자 신뢰는 바닥보다 더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선연기는 선거를 공학으로만 접근하는 하책이다. 자칫 당을 분열로 몰아넣고, 주권자 시민의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자해행위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경선연기는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 없다. 승리의 길이 아니다"며 "경선연기론이 더는 번지지 않도록 하는 당 지도부의 조치와 역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유진상 기자 ]